『대전화상주심경』은 1411년(태종 11) 전라도 고창현 문수사에서 중간한 목판본 불경이다. 이 불경은 북송 말에서 남송 초에 활동한 조동종의 선승인 대전 요통이 『반야심경』에 주석과 해설을 붙인 것이다. 이 책은 송판, 원판이 간행되었으나 중국에 남아 있지 않고, 미국 의회도서관에 원판본이 보관되어 있다. 1411년에 중간된 책이 일본에 남아 있다.
저자인 대전 요통(大顚了通)은 북송(北宋) 말에서 남송(南宋) 초에 활동한 조동종(曹洞宗)의 선승(禪僧)이다. 그는 조동종의 법맥에서 '부용 도해(芙蓉道楷)-천제 유조(闡提惟照)'로 이어지는 법맥을 계승하였으며, 가흥부(嘉興府) 보은광효사(報恩光孝寺)에서 머물며 활동하였다.
대부분 판본에 '대전선사요통주(大顚禪師了通注)'라고 표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저자를 석두 희천(石頭希遷)의 제자인 대전 보통(大顚寶通, 733~796)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오류는 오노 겐묘〔小野玄妙〕의 『불서해설대사전』의 잘못된 설명을 그대로 따른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전화상주심경(大顚和尙注心經)』은 대전 요통이 『 반야심경(般若心經)』에 주석과 해설을 붙인 것이다. 현재 중국에는 판본이 없고 서명도 경전 목록에 볼 수 없다.
미국 의회도서관에 보관된 판본은 원나라 말엽인 지정(至正) 20년, 곧 1360년(공민왕 9)에 소명(紹明)이 간행하고, 위소(危素)가 판하본을 쓴 것이다. 이 원판의 간기(刊記)에 구본(舊本)을 간행하였다는 표현이 있으므로 송판(宋板)이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영락(永樂) 9년, 곧 1411년(태종 11)에 전라도 고창현(高敞縣) 문수사(文殊寺)에서 공선(空禪)이 중간(重刊)한 고판본이 도쿄 다이토큐기념문고〔大東急記念文庫〕와 나고야 호사문고〔蓬左文庫〕에 남아 있다.
이 책은 당시 『 화엄경(華嚴經)』, 『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금강반야경천로해(金剛般若經川老解)』와 함께 1책으로 간행된 것이다. 범어사 도서는 문수사 간행본과 같은 판본이며, 표제는 '심경해(心經解)'로 적혀 있다.
『반야심경』은 구마라집(鳩摩羅什)을 비롯한 7종의 번역본이 현재 전해지지만, 현장(玄奘)의 번역본이 가장 널리 유포되었다. 본래 인도와 중국에 전래되었던 때에는 불전이 아니라 진언(眞言)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649년 현장이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으로 새롭게 번역한 것이 널리 읽히게 되었다.
대전 요통이 저술한 『대전화상주심경』은 『반야심경』의 본문 1구마다 자구 해석과 선적 제창(提唱)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동산, 설봉, 『설두송고(雪竇頌古)』에서 인용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경전과 조사의 어구를 인용하여 방증하고, 끝에 1, 2구 게송을 붙여 『반야심경』을 텍스트로 하는 일종의 제창록과 같은 체재로 저술하였다. 이 책은 내용으로 보아 선문(禪門)의 초학자를 위한 지침서로 보인다.
이 책은 북송 때에 대전 요통이 선학(禪學)을 배우는 입문자를 위해 『반야심경』에 대한 해설서로 제시한 것이다. 이 책은 중국, 일본 불교에서 중시된 편이 아니며, 고려 후기 이래 한국 불교에서 주로 활용되었다. 범어사 도서는 문수사 간행본과 같은 판본이며, 불교사, 서지학 연구를 위한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1999년 11월 19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