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약칭 정의구현사제단, Catholic Priests’ Association for Justice)은 천주교 사제들이 한국 민주화, 인권 회복, 사회정의 실천 등을 위해 결성한 단체이다. 1974년 7월 23일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 무효’ 양심 선언을 발표하고 체포되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후, 젊은 사제들이 중심이 되어 9월 26일 강원도 원주에서 결성하였다. 결성 목적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사제의 양심에 입각해 교회 안에 복음화 운동을, 사회에서 민주화와 인간화를 위해 활동하는 데 있다.
강원도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가 유신시대인 1971년 10월 5일 원주 문화방송국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운동을 일으켰고, 이 농성을 진행하면서 원주교구는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구성하였다.
이후 지학순 주교가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사회적 주목을 받자 박정희 정권은 1974년 7월 6일 해외에서 귀국하는 지학순 주교를 ‘민청학련에 대한 자금 제공과 내란 선동, 정부 전복’ 등의 혐의로 공항에서 연행했고, 이 사건의 영향으로 전국의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들이 정의평화를 위한 철야기도회를 열었다.
같은 해 9월 26일 “조국을 위하여, 정의와 민주회복을 위하여 옥중에 계신 지 주교님과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이 기도회를 바칩니다.”라는 성명서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면서 결성을 공식화하였다.
정의구현사제단은 한국사회의 민주화 과정에서 수많은 주요 역할을 수행해 왔다. 1974년 자유언론 실천선언운동, 1975년 서울대생 김상진 자결사건, 1976년 김지하 구명운동, 1976년 3 · 1절 명동성당 민주구국선언사건, 1977년 김병상 신부 구속사건, 1978년 동일방직사건, 1979년 오원춘 사건,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 구명운동, 5 · 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부산 미문화원방화사건, 부천 성고문사건 등을 주도하거나 함께 참여하여 관련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정의구현사제단의 김승훈 신부는 1987년 1월 14일 발생한 박종철 고문살인사건과 관련해 같은 해 5월 18일 명동성당 5 · 18추모 미사 도중 사건의 조작 · 은폐와 고문 사실을 폭로하여 6월항쟁을 촉발하는 데 공헌하였다.
또한, 문규현 신부는 1989년 전대협 대표로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임수경을 보호하기 위해 방북하여 8월 15일 함께 판문점을 통해 귀환하여 남북 분단의 금기를 깨뜨리는 데 기여하였다. 대표적인 악법인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1999년 9월 7일 사제단 소속 신부 40여 명이 각 교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정의구현사제단에서는 주간 소식지 「빛두레」를 발행하고, 도서출판 '빛두레'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적인 단체는 아니지만 천주교 사제들의 친목, 연대, 협력 단체로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민주화 관련 사건들과 연관된 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해 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