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齋)는 넓은 의미로 깨끗한 심신을 의미하지만 정확히는 팔관재계(八關齋戒), 혹은 오후불식계(午後不食戒)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재를 지닌다는 것은 계(戒)를 지킨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재와 계 두 자를 같이 말한다. 재는 산스크리트어로 ‘upoṣadha’, 팔리어로 ‘uposatha’인데 음역하여 오포사타(烏逋沙他) · 포살타파(布薩陀婆) · 포살(布薩)이라 하고 수재(受齋) · 증장(增長)으로 의역한다.
예부터 인도는 의례를 행할 때 죄를 참회하며 심신을 깨끗이 하는데 특히 제사의례를 주관하는 자는 단식을 행했다. 이 풍습을 불교가 교단 내에 받아들인 것이다. 초기불교 시대는 자이나교 등 불교 외의 수행자들도 이 풍속을 따라 한 장소에 모여 단식 등의 계율을 지켰다. 그러므로 재는 고대인도의 의례법에서 기인했다 할 수 있다.
『중아함경』 제55권 「지계경」의 ‘성팔지재(聖八支齋)’가 팔관재계이다. 팔관재계는 산스크리트어로 ‘aṣṭāṅga-samanvāgatopavāsa’, 팔리어로 ‘ṭṭhaṇga-samannāgata uposatha’, ‘aṭṭhaāgika uposatha’라고 한다. 8가지 중 앞의 7가지가 계이고, 마지막 오후불식이 재이므로 전체를 팔관재계라고 한다. 부처님 당시에 제정된 매월 6재일에 팔계를 지킨다. 『중아함경』 제14권 「대천내림경」은 매달 8일 · 14일 · 15일 · 23일 · 29일 · 30일의 6일을 6재일이라고 한다. 6재일에는 승려뿐 아니라 재가자들 역시 모여서 계경을 읽고 선법(善法)을 증장하는데 노력한다. 『잡아함경』 제50권과 제20권의 「도리천품」은 6재일 외에 매년 1월 · 5월 · 9월을 3장재월(三長齋月)이라고 하여 그 달은 재계를 지킨다.
8계의 내용은 경전마다 약간 다르지만 일반적인 팔계는 ①살생을 금하고, ②주지 않은 것을 취하지 않으며, ③음란한 행위를 하지 않으며, ④거짓말 · 거친말 · 헛된 말 · 이간질 등을 하지 않으며, ⑤음주를 하지 않으며, ⑥넓고 편안하고 화려한 장소에 앉거나 눕는 등의 나태함을 버리며, ⑦꽃다발 등 장식물과 향수와 노래 등 풍류를 버리며, ⑧때가 아닌 때에 식사하지 않는 오후불식을 행하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오후불식이 8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야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