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함(經函)은 주로 두루마리 형태의 권자본 불경을 담기 위해 제작된 상자[函]이다. 권자본을 옆으로 눕혀서 보관하는 함이다. 『고려사』에 의하면 원종 13년(1272) 원의 황후가 대장경을 넣어 둘 함을 요구하자 고려 조정에서는 전함조성도감(鈿函造成都監)을 설치하여 나전경함을 대량으로 제작하였다고 전한다. 고려시대의 나전경함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나전경함’(螺鈿經函, 보물 제1975호) 이외에는 일본, 유럽 등 해외에 10개 정도가 남아 있다. 고려 불화에서도 경함을 확인할 수 있다.
경함(經函)은 불경을 담기 위해 제작된 상자이다. 불교의 경전을 보관하기 위하여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함이다. 경함은 나무나 금속, 칠도(漆塗) 등으로 만들어지며, 그 모양이 다양하다. 중국 낙양(洛陽)의 가장 오래된 사찰인 백마사(白馬寺)는 후한 명제 11년(68년)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낙양에 와 『사십이장경』을 번역한 홍려관(鴻臚館) 자리에 창건되었는데, 북위(北魏) 시대에 백마사에 안치된 경함에 대한 신앙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에 『대장경(大藏經)』 등 두루마리 형태의 권자본(권축장) 불경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고려 불화에서도 경함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대량으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중앙박물관 소장품 1점을 포함하여 10여 점밖에 되지 않는다. 『고려사』에 의하면 원종 13년(1272) 원의 황후가 대장경을 넣어 둘 함을 요구하자 고려 조정에서는 전함조성도감(鈿函造成都監)을 설치하여 나전경함을 대량으로 제작하였다고 전한다. 이러한 관청이 존재하였다는 사실로 고려시대 나전경함 제작 기술과 나전경함에 대한 평가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일본의 동경박물관(東京博物館)의 입국경함(立菊經函)에는 나전 안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라는 명문이 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나전경함’(螺鈿經函, 보물 제1975호)이 소장되어 있다. 두께 약 1cm의 ‘곧은결 침엽수 판재’로 뚜껑 윗부분의 각 모서리를 ‘모죽임’한 직사각형의 상자 형태이다. 크기는 높이 22.6cm, 너비 41.9cm, 옆너비 20.0cm로 모란 문양을 주로 하여, 그것을 마엽문이 둘러싸고 있고, 그밖에 구슬 무늬가 더해져서 매우 화려하고 세밀하다. 고려시대의 나전경함이 국화 문양으로 구성되는 것과 구별된다. 국내 유일하게 남아 있는 나전경함이며, 고려시대 나전 기술이 응축되어 있어 매우 가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