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정[19372022]은 중국 만주 출신으로, 해방 후 서울로 이주했다. 고교 시절부터 만화를 투고하며 재능을 보였고, 1956년 「별의 노래」로 데뷔했다. 196070년대에는 주로 단행본 만화를, 1978년 『중앙일보』 입사 후에는 시사 만평과 캐리커처에 집중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창작했으며, 장편 만화와 새로운 여성상 제시 등으로 한국 이야기 만화의 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만화가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했으며, 한국만화가협회의 설립과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주요 작품으로는 「도전자」, 「별의 노래」, 「은하수」, 「치마부대」 등의 작품이 있다.
「폭탄아」는 박기정의 또 다른 대표작 「도전자」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두 작품은 1964년 8월 거의 동시에 연재를 시작했으며, 유사한 기간 동안 비슷한 구성으로 연재되었다. 「폭탄아」는 1964년 8월 17일부터 1965년 11월 30일까지 약 15개월 동안 총 54권으로 연재하였으며, 「도전자」는 1964년 8월부터 1965년 11월까지 1부 20권, 2부 15권, 3부 10권 총 3부작 45권으로 완결되었다.
두 작품은 캐릭터 측면에서도 연관성이 있는데, 「도전자」의 주인공 훈이, 시하메와 하나꼬가 「폭탄아」에서 동일 외형의 다른 역할 캐릭터로 등장한다. 주제적으로도 두 작품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국인[또는 독립군]과 일본인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전자」가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면, 「폭탄아」는 만주에서의 독립운동을 그리고 있어, 같은 시대적 배경 아래 서로 다른 각도에서 민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폭탄아」는 1960년대 한국 만화의 서사적, 표현적 발전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이후 한국 만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신파성을 탈피하고 주체적인 캐릭터들의 성장을 그려낸 점, 그리고 여성 캐릭터의 활약을 부각한 점 등은 당대 다른 대중문화와 차별화되는 특징이었으며, 이는 한국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시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줄거리는 독립군 스파이의 아들 탄아는 자신의 출신성분을 알지 못한 채 일본 사관학교 생도로 자라고, 딸 탄실은 마적단의 소두목이 된다. 두 남매는 각자의 위치에서 성장하며 독립군, 일본군, 마적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첩보전과 대결에 휘말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주인공 남매의 성장 과정을 통해 당시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에게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 캐릭터인 탄실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그려낸 것은 당대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였다. 이는 여성 독자층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만화에서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폭탄아」는 1960년대 한국 만화 발전에 있어 중요한 의의를 지닌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만주를 배경으로 한 ‘대륙물’ 장르의 특성을 보이면서도, 단순한 오락성을 넘어 역사적 맥락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독립군과 일본군의 스파이 활동을 중심으로 긴장감 넘치는 첩보전을 그려냄으로써, 당시 독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서사를 제공했다.
「폭탄아」는 당시 대중문화에 만연했던 감상적 신파성에서 벗어나 주인공들의 주체적인 성장과 행동을 그렸다는 점에서도 혁신적이었다. 이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서사 경험을 제공했으며, 한국 만화의 서사적 깊이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표현 기법 면에서도 「폭탄아」는 주목할 만한 특징을 보인다. 다양한 앵글과 역동적인 쇼트 구성을 통해 긴장감 있는 장면 연출을 선보였는데, 이는 당시 한국 만화의 표현 기법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또한 부드러운 선의 사용과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소년, 소녀 독자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