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윤정기(尹廷琦)이고, 편자는 윤경현·윤정식이다.
1939년 증손 윤경현(尹庚鉉)과 친족 윤정식(尹廷植)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김석준(金奭準)의 서문과 저자의 자서(自序)가 있고, 권말에 중국 학자 주당(周棠)의 발문이 있다.
권1·2에 시 459수, 권3에 책(策) 5편, 표(表) 5편, 서(序) 14편, 발(跋) 2편, 명(銘) 6편, 송(頌) 1편, 문(文) 6편, 잡저(雜著) 3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시고를 별도로 편집해 『홍엽전성집(紅葉傳聲集)』이라 명명하고, 권1에 「한상제금록(漢上題襟錄)」·「백학산사실록(白鶴山史實錄)」·「자하산장집(紫霞山莊集)」·「난서비평(蘭西批評)」, 권2에 「황화옥한화(黃花屋閒話)」·「춘성당기사(春星堂紀事)」 등 6편으로 세분해 수록하였다.
저자의 시는 시어(詩語)가 다채로우며 운격(韻格)이 높고 청아한 정서를 함축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전매화시(餞梅花詩)」는 오언고시(五言古詩)로서 63연(聯)에 이르는 장시이다. 매화의 형용과 생태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의 사랑을 읊은 명작이다. 그밖에 백학동(白鶴洞)의 유래를 회고한 「백학동가」 등도 서정성이 높은 대표작으로 간주된다.
저자는 실학자 정약용(丁若鏞)의 외손자로서 사회 현실의 모순과 그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의 사회 현안 문제들 가운데서 가장 폐단이 극심했던 것이 삼정(三政: 전정·군정·환곡)이었는데, 「어제책(御題策)」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비판하고 대책을 제시하였다. 그 요지를 정리하면, 첫째 전부(田賦)에서는 원성의 대상이었던 결작미(結作米)·부미(浮米)·잡복미(雜卜米)·고진미(雇進米) 등 잡다한 세목(稅目)의 부가세들을 폐지하거나 병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군정(軍政)의 폐단은 불공평한 군포(軍布) 징수에 있으므로 군정 대상자를 엄밀하게 파악해 상민(常民)·천민(賤民)과 벼슬하지 않는 양반들을 차별 없이 균등하게 징세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환곡(還穀)에서는 각 마을마다 사창(私倉)을 설치해 백성들이 자치제로 운영하게 하되 이임(里任)에게 책임을 맡기고, 그 곡식의 반은 백성들에게 대부하고 반은 비축해 간악한 향리들의 농간을 막음으로써 백성들의 자활책을 확립하자고 주장하였다. 이 밖에 과거제도의 개혁 등에 관한 대책을 논의한 것도 있다. 시 중심의 문집이지만 실학사상의 일면을 보여 주는 저술들이 포함되어 있어 주목되는 문헌이다.
시 중심의 문집이지만 실학사상의 일면을 보여 주는 저술들이 포함되어 있어 주목되는 문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