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2권 1책본과 표지·책명·권수가 전혀 표시되지 않고 39장으로 등초된 1책본 등 두 가지가 있다. 전자의 것은 상권 책머리에 ‘여흥(驪興) 이가환 저’라고 저자의 관향과 성명을 밝히고, 후자의 것은 저술 중간 혹은 말미에 ‘가환’이라는 이름이 한두 곳 나올 뿐이다. 두 본 모두 서와 발이 없다. 모두 규장각 도서에 있다.
전자의 것은 권1에 시 89수, 사(詞) 1편, 권2는 서(序) 9편, 기 2편, 묘지명 4편, 갈표(碣表) 13편, 행장 3편, 전 1편, 찬 2편, 발 5편, 제문 1편 등으로 구성되었다. 후자는 시 35수, 발 9편, 서(書) 1편, 서(序) 4편, 행장 2편, 기 3편, 명 3편으로 순서 없이 구성되어 있다.
시는 고체시와 근체시·육언시(六言詩)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었고, 산문으로는 성균관의 수복(守僕)인 정신국(鄭信國)이 병자호란 때 문묘의 신주를 말에 싣고 남한산성으로 간 공으로 임금이 면천해 주려고 했으나 굳이 사양하여 대대로 수복을 하게 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정신국전」이 특기할 만하다.
전자의 것과 후자의 것이 중복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두 본은 별본임이 확실하다. 당시의 문명으로 보아 저자의 방대한 저술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일실되고 겨우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전체적인 특징은 성리학 방면의 내용이 거의 없고, 표현방법 또한 틀에서 벗어난 대담성·활발성을 보여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