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밥’ · ‘국말이’라고도 한다. 원래 국과 밥은 밥상에 따로따로 담아서 올리고, 먹는 사람도 따로따로 먹다가 밥을 국에 말아서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국밥은 먹는 사람이 밥상에서 국과 밥을 합치는 것이 아니고 부엌에서 국에 밥을 넣어서 대접하는 것을 말한다. 한꺼번에 먹을 사람이 많은 경우나 추울 때 뜨겁게 먹기 위한 음식으로 알맞다.
국밥에 관한 조리법은 조선 말엽의 『규곤요람』에서 처음 보이고 있다. 기름진 고기를 장에 졸인 것을 밥 위에다 부어 만든다고 하였다. 국밥에는 주로 맑은 장국을 이용한다. 맑은 장국은 기름기가 없도록 끓여서 간장으로 간을 맞춘 국이다. 주로 쇠고기의 양지머리를 이용하고 우둔살을 이용하기도 한다. 우둔살은 소의 볼기짝에 붙은 고기로 힘줄도 없고 기름도 섞이지 않아, 삶으면 잘 풀어지고 고기맛이 잘 우러난다.
국밥을 만드는 법은 양지머리와 사골을 같이 끓여서 뼈는 건지고 고기는 얇게 썬다. 국물은 차게 식으면 저절로 쇠기름이 엉겨서 하얗게 뜨게 되므로 쉽게 건져낼 수가 있다. 급하면 큰 얼음덩어리를 넣으면 기름이 빨리 엉긴다. 분량은 고기 600g에 물 12홉 정도를 넣고 끓여서 10홉 정도로 졸았을 때에 12그릇이 나온다.
이것을 표준으로 하여 마련한다. 물에 대한 고기의 양이 적으면 맛이 없다. 청장의 맛이 상품이 아니면 국의 맛이 나빠진다. 장의 빛이 검으면 국의 빛깔이 나쁘게 된다. 끓일 때에 누린내를 가시게 하기 위하여 후추를 약간 넣는다.
쇠고기를 삶을 때는 강한 불에 끓이다가 솟구쳐 끓어오르면, 뚜껑을 덮지 않고 약한 불로 오래 끓인다. 밥은 좋은 쌀로 질지 않게 짓는다. 반병두리나 조반기 같은 그릇에 뜨겁게 끓인 국을 담고 밥을 한 덩어리 만 다음에 썰어 놓은 삶은 고기를 얹는다.
국밥을 잘 만드는 법으로는 장국은 무와 고기를 같이 넣어 장국을 끓인다. 따로 콩나물 · 무나물 · 고사리나물 · 시금치나물 등을 갖추 무쳐놓은 다음에 고기를 두드려 양념하여 반대기를 지어서 산적을 굽는다. 국밥 위에 나물과 산적을 얹기도 한다. 먹을 때에는 고춧가루나 후춧가루를 식성에 따라 넣는다.
국밥은 가정에서보다 음식점에서 많이 팔던 음식이다. 조선 말엽에 유행하여, 서울에서는 주로 수표다리 건너편과 백목다리 건너편에 전문음식점이 있었다고 전한다. 수표다리 쪽에는 재상들만 갔고, 백목다리 쪽에는 부유한 상인들과 한량들이 다녔다고 한다.
국밥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일품요리이다. 장이 서는 곳에는 장터 한귀퉁이에 간이국밥집이 서서 행상들이나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점심 요기로 애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