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천연기념물 제361호. 남한의 표준어로 검은담비라고 한다.
백암군에서 검은담비가 서식하는 구역은 표고 1,500m 이상의 여러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지대에는 분비나무·가문비나무·이깔나무·자작나무(봇나무)·사스래나무·황철나무·개쉬땅나무(마가목) 따위가 혼성림을 이루고 있다. 산림은 거의 모두 울창하다.
바위가 많은 산꼭대기에는 산양·사향노루·우는토끼(쥐토끼)가 살고, 골짜기에는 노루·멧돼지가 살고 있다. 특히 나무에는 청서가, 땅에는 멧토끼와 쥐류가 서식한다. 새류로는 들꿩·꿩·잣까마귀·어치 따위가 있으며, 뱀류와 양서류인 함수도롱뇽·북개구리 따위도 산다.
검은담비는 흑초(黑貂)라는 이름으로 오랜 옛날부터 알려져 왔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초(貂)는 함경도, 평안도의 많은 고을의 토산물이었던바, 이것은 대부분 검은담비였으리라고 짐작된다. 1920년대 중반의 조사에 따르면 검은담비의 분포가 한국의 북부와 중부였기 때문이다. 검은담비의 모피는 잘 또는 돈피라고 하여 그 질이 매우 좋은 귀중품이어서 왕실에 진상하여 왔었으며, 그 한 마리의 값은 황소 한 마리의 값이었다고 한다.
검은담비는 생김새가 족제비와 비슷하며, 크기는 고양이의 작은 종류 정도이나 몸체가 가늘고 길다. 다리는 고양이보다 짧고 꼬리는 푸석하다. 머리는 주둥이 쪽으로 점차 좁아졌고 코는 뾰족하며 귀는 매우 크고 삼각형이다. 털은 길고 촘촘하며 보드랍고, 그 빛깔은 연한 황갈색에서부터 흑색까지 있으며 꼬리 끝은 암색이다. 주로 야행성이고, 봄·여름에는 밤낮 모두 활동한다. 주로 땅 위에서 살며 나무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겨울이 되면 암컷은 동굴을 찾아 그곳을 근거로 활동하며, 봄이 되면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새끼들은 9월경에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식성은 잡식성이며, 여름에는 들쥐·다람쥐·청서·하늘다람쥐·멧토끼 따위를, 가을에는 머루·잣 및 기타 여러 가지 열매를 잘 먹고, 겨울에는 들꿩·멧닭 따위의 야생 조류를 주로 먹는다. 백암군은 한국에서 검은담비가 가장 많은 지방 중의 하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