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마고원은 함경남도 삼수군, 갑산군, 풍산군, 장진군 북부에 발달한 용암대지이다. 고원에서 바라보면 용암대지가 마치 넓은 평야와 같아 한국의 지붕이라고 불린다. 구리·철·마그네사이트·금·인회석 등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고려시대에 여진족이 점유한 이후 조선 세종 때에 4군 6진을 설치하였다. 삼수·갑산은 예로부터 산간 벽지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에 비유되었다. 20세기부터 삼림·광산·수력 자원이 개발되었다. 개마고원과 동해안 지방을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되어 교역에 이용되고 있다.
‘한국의 지붕’이라고 불린다. 서쪽은 낭림산맥, 동쪽은 마천령산맥, 남쪽은 함경산맥과 경계를 이룬다. 동해 사면(斜面)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나, 북쪽으로는 완만한 경사지이므로 허천강 · 장진강 · 부전강 등 여러 하천이 북으로 흘러 압록강에 흘러든다.
백산(白山) · 연화산(蓮花山) · 북수백산(北水白山) · 대암산(大巖山) · 두운봉(頭雲峰) · 차일봉(遮日峰) · 대덕산(大德山) 등 2,000m 이상의 높은 산이 많다. 그러한 봉우리도 고원에서 바라보면 과히 높지 않고 경사가 완만한 구릉으로 보인다. 전체가 마치 넓은 평야와 같은 개마고원은 구리 · 철 · 마그네사이트 · 금 · 인회석 등의 광물도 매장되어 있다.
해발고도가 일반적으로 1,200∼1,300m로 높기 때문에 여름은 서늘하고 겨울은 매우 춥다. 대체로 1월 평균기온은 -15℃ 내외이고 최저 -40℃까지 내려간다. 8월 평균기온은 18∼20℃로서 우리나라 최저온 지대를 이룬다. 게다가 서리가 9월 중순부터 이듬해 5월 초순까지 내린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경성(鏡城) 서쪽의 백산은 산세가 매우 험하여 음력 5월이 되어야 잔설이 녹으며 음력 7월이면 다시 눈이 내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강수량도 매우 적은데 함경산맥이 동해로부터의 습기를 차단하여 연강수량이 600㎜ 내외이다. 이 지역은 원래 고구려의 옛 땅이었으나 고려시대에는 여진족이 점유하였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세종의 4군 6진 개척으로 여진족을 몰아내고 남부 지방의 주민들을 이주시켰다. 남부 지방으로부터의 이주민 중에는 화전민이 많았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도로 연변의 큰 촌락을 벗어나면 곳곳에 화전이 많았다.
주요 식량 작물로는 감자와 귀리를 비롯하여 대마 · 아마 · 홉 등의 특용 작물도 재배되고 있다. 그리고 산지가 넓으므로 갑산 지방을 중심으로 소를 많이 기르며, 서늘한 기후를 이용하여 양도 많이 기른다.
예로부터 ‘삼수 · 갑산’이라고 하면 하늘을 나는 새조차 찾지 않던 산간 벽지로 한 번 가기만 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의 대명사처럼 생각되었는데 20세기부터 삼림 · 광산 · 수력 자원이 개발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이 지역은 무산의 삼림 지대에 연속되어 낙엽송 · 잎갈나무 · 전나무 · 가문비나무 · 잣나무 등의 침엽수와 일부 활엽수의 원시림이 울창하고, 하천을 통한 재목의 운반이 편리하여 임업의 중심지를 이루고 있다.
삼림 개발은 목재의 반출이 쉬운 하천 연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허천강과 장진강 유역의 목재는 각각 강 하구 또는 하구 가까이에 위치한 혜산진과 신갈파진(新乫波津)으로 운반되고, 이곳에서 모아진 이른바 압록강재(鴨綠江材)는 뗏목으로 엮어서 다시 이 강의 중 · 하류로 운반되었다.
그리고 1937년에 개통된 길주∼혜산 간의 혜산선은 갑산 · 혜산 지역의 삼림 개발을 위하여 부설된 임산철도(林産鐵道)로서 동해안의 도시와 항구로 목재를 운반하는 기능을 수행하였다. 해발고도 2,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는 눈잣나무 · 눈측백 · 만병초 · 산진달래 · 담자리꽃나무 등도 자란다.
이들 하천 상류를 막아서 만든 호수의 물은 터널을 통하여 경사가 급한 동해 사면으로 낙하시켜 허천강발전소(32.5만㎾) · 부전강발전소(22만㎾) · 장진강발전소(32.1만㎾) 등 3대 발전소에서 총 86만㎾ 이상의 전력을 얻게 되었다. 이로써 동북부 해안 지방의 산업 발달에 박차가 가해졌다.
댐의 건설로 형성된 호수는 고원에 우거진 원시림과 함께 웅대하고도 수려한 경관을 이룰 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서늘하여 이상적인 피서 · 유람지역으로서 발전하게 되었다.
개마고원과 동해안 지방 간의 교통은 혜산선 · 신흥선(함흥∼부전호반) · 단풍선(단천∼홍군) 등의 철도와 함흥∼황초령∼장진∼신갈파진, 함흥∼신흥∼풍산, 북청∼후치령∼풍산∼갑산∼혜산, 단천∼풍산 등지를 잇는 도로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이들 도로는 신작로로 확장되기 이전부터 귀리 · 모피 · 쌀 · 어염의 교역로로서 이용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