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加持)의 원어는 'adhiṣṭhāna'로 '가'는 '가피(加被)', '지'는 '섭지(攝持)'를 의미하며, 대자대비한 불보살의 가호를 받아 중생이 깨달음의 경지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삼밀가지란 부처의 신(身) · 구(口) · 의(意) 삼밀(三密)과 중생의 신 · 구 · 의 삼밀이 일치하는 경지를 얻도록 수행하여 부처의 가피를 얻을 목적에서 행하는 수행법이다. 삼밀유가법(三密瑜加法)이라고도 한다.
삼밀의 행법은 우리의 몸 · 입 · 뜻의 삼업(三業)이 본래 부처의 삼밀과 동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깨닫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 실천적 수행방법으로는 손으로 인(印)을 결(結)하고 입으로는 진언을 외우며, 뜻으로 자기가 본래 부처임을 알아서 중생과 부처는 본성이 본래 같고 범부와 부처의 본체가 동일하다는 것을 관하게 된다.
이와 같은 수행을 계속하여 정신이 통일되면 중생의 삼업이 부처의 삼밀과 상응 일치하고 서로 걸림이 없으며, 수행자가 곧 불(佛)에 들어가고 부처가 나에게 들어오는 일여(一如)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현교(顯敎)에서는 중생의 신 · 구 · 의를 삼업이라 하고, 부처의 신 · 구 · 의를 삼밀이라고 구분하지만, 밀교에서는 부처와 중생의 양면에서 신 · 구 · 의 삼밀을 생각한다.
부처의 신 · 구 · 의 삼업의 활동은 매우 미묘하여 범부로서는 알 수 없는 경계이므로 삼밀이라고 한다. 우주의 본체를 인격화한 것이 법신(法身)여래이므로 그 신밀(身密)은 우주의 전체적 활동이고, 어밀(語密)은 우주 속의 온갖 언어 · 음성의 활동이며, 의밀(意密)은 우주의 온갖 정신활동을 말한다.
그리하여 삼밀은 각각 서로 융합되어 찰나에 신밀과 어밀과 의밀을 갖추게 된다. 잠깐의 의밀에도 한 생각에 신밀과 의밀을 갖추며, 한 구절의 어밀에도 신밀과 의밀을 갖춘다.
중생편에서 보면 중생과 부처가 그 체(體)에서 일체불이(一體不二)이므로 중생도 부처와 같이 미묘한 삼업의 활동이 있지만, 오직 수련한 이만이 아는 세계이고 범부로서는 알 수 없는 세계라 하여 삼밀이라 한다. 우리 나라 불교에서의 삼밀가지 수행법은 고려시대에는 성행하였으나, 조선시대가 되면 불의 삼밀 중 구밀 또는 어밀에만 일치하려는 진언(眞言)이 성행하였다.
오늘날의 우리 나라 불교에서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삼밀가지법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다만 영혼천도 때의 관욕(灌浴) 의식에서는 삼밀가지를 행하고 있다. 삼밀가지의 수행법은 자신의 존재를 우주와 일치시켜 인식하려는 사고양식을 낳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