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본. 1848년(헌종 14)에 간행된 목판본 『삼설기(三說記)』에 실린 작품 중의 하나이다. 활자본 조선서관판 『별삼설기(別三說記)』에는 ‘삼자원종기(三子遠從記)’로 되어 있다.
옛날에 송도가 서울이었을 시절에 동년생인 세 아이가 있었다. 그들은 형제의 의를 맺고 도사를 찾아가서 동문수학하였다. 하루는 도사가 그 세 소년을 불러 앉히고는 각자의 지닌 소원을 말해보라 한다. 첫째 아이는 소년 등과하여 여러 벼슬을 다 지낸 뒤 평안감사가 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라 하고, 둘째 아이는 삼신산 불로초를 먹고 장생불사하여 학을 타고 천상에 오르는 것이 자기의 원이라고 하였다. 셋째 아이는 천하의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이것이 어찌 벼슬만 못하며 또, 신선만 못하겠느냐고 한다.
이에 도사는 세 사람의 소원이 다 이루어질 것이니 집에 각각 돌아가 소원성취하라고 한다. 여러 해 뒤에 벼슬을 원하던 아이는 과연 평안감사가 된다. 그는 춘삼월을 맞아 경치를 구경하던 중 우연히 산중에서 신선이 된 옛친구를 만나 회포를 푼다.
평안감사는 옛일을 회고하며 지난날에 같이 수학하던 나머지 한 친구의 소식을 묻는다. 선관은 그 친구가 평생 마음씀씀이를 그르게 하다가 옥황상제의 벌을 받아 금사망(金紗網)을 뒤집어쓰고 지금 이 산밑에 있다고 하였다. 만약 그가 개과천선하지 못하면 억만년이 지나가도 그 망을 벗지 못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감사는 그를 불쌍히 여겨 선관에게 그 죄를 사해주도록 청하자, 선관은 즉시 사자를 시켜 그를 데려오게 한다. 이에 큰 뱀이 왔고 신선이 뱀의 허물을 벗겨주니, 그가 곧 예전의 친구였다.
세 사람이 옛일을 이야기하며 노는데, 신선이 뱀이 된 친구에게 동산에 올라가 배나무에서 큰 배 세 개를 따오도록 시킨다. 그는 올라가 배나무에 배 네 개가 열렸음을 보고는 또 욕심이 발동하여 한 개는 먹고 세 개만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가지고 내려온다. 이 사실을 안 선관은 그 친구가 아직 욕심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니, 그의 허물을 벗겨줄 수 없다고 하면서 다시 허물을 씌워 전에 있던 곳으로 돌려보낸다.
한편, 감사는 신선과 반나절 만에 헤어져 돌아오니, 그 사이 30년이나 세월이 흘러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본집으로 찾아오니 이미 백발노인이 다 된 자식은 감사의 말을 미친놈의 잠꼬대로 생각하고 내치려 한다. 이에 감사는 자기가 지난날에 평안감사로 내려갔던 이 집 주인임과, 신선이 된 친구를 만나 반일 지체하여 임지에 이르지도 못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연유를 말한다.
이에 비로소 아들은 전후사정을 자세히 듣고 나서 자기의 아버지를 알아본다. 아들은 어머니가 이미 세상을 떠난 연유와 아울러 나라에서 감사가 도둑을 쫓아간 것으로 알고 자손들에게 과거응시의 길을 막은 것도 아뢴다. 이에 감사는 자기가 겪은 바 그대로 상소를 올리니, 상께서는 그 일을 기특하게 여겨 다시 평안감사를 내려 지난날의 죄를 사한다. 이에 그는 다시 감사로 내려가 정사를 잘 다스렸고 일가가 번창하였다.
이 작품은 우화적인 발상으로 신선설화를 소설화한 것이다. 도입부분의 삼자(三子)는 삼사(三士)의 발상과 같으나, 여기서는 불가 대신 신선계를 다루고 있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인간세상에서의 수십년의 영위가 신선계 하루의 청유(淸遊 : 佫塵을 떠난 깨끗한 놀이)에 미치지 못함을 비유하면서 인간의 욕심을 풍자한 작품으로, 조선시대에 성행한 신선사상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