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康逵: 17141798)는 조선 후기 유학자로, 평양 출신이며 자는 중홍(仲鴻), 호는 정전(井田)이다. 노관범의 연구에 따르면, 강규는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의 문인인 도암(陶菴) 이재(李縡: 1680~1746)의 고제로, 특히 역학에 조예가 깊어 당대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관서부자(關西夫子) 중 일인으로 꼽힌다.
불분권 5책의 필사본으로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도서가 유일본이다. 표제는 ‘역설(易說)’로 되어 있다.
중국 송대 정이천(程伊川)의 『역전(易傳)』과 주희(朱熹)의 『주역본의(周易本義)』는 『주역』의 대표적인 주해서(注解書)로 송대 이후 동아시아 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두 주해서를 합쳐 ‘전의(傳義)’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으로 명나라 영락제(永樂帝)의 어명으로 호광(胡廣) 등이 편찬한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은 조선시대에 특히 유행하였다. 『역학전의고(易學傳義考)』는 그러한 『주역전의대전』을 바탕으로 하면서 저자의 견해를 보충해 『주역』을 풀이한 책이다. 특히 건괘(乾卦)의 괘사(卦辭)인 ‘원형이정(元亨利貞)’과 같이 정이천과 주희의 해석이 어긋나는 경우에는 양자를 상세히 비교, 고찰하면서 시비를 밝히고 있다.
제1책은 건(乾)부터 비(否), 제2책은 동인(同人)부터 이(離), 제3책은 함(咸)부터 정(鼎), 제4책은 진(震)부터 미제(未濟), 제5책은 「계사상전(繫辭上傳)」, 「계사하전(繫辭下傳)」의 주해이다. 괘효사의 경문과 「단전(彖傳)」, 「상전(象傳)」, 「문언전(文言傳)」 등 십익(十翼)의 기본적인 체제는 『주역전의대전』을 따르고 있고,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은 생략되어 있다.
제1책의 서두에는 범례(凡例)에 해당하는 서문이 있고, 제4책의 마지막에는 후서(後序)가 있다. 서문에서는 주역(周易)의 의미, 6획괘와 음양(陰陽)의 관계, 교역(交易)과 변역(變易)의 의미 등을 밝히고, 주요 개념인 시(時), 위(位), 덕(德), 응(應), 비(比), 승(承), 괘주(卦主)의 의미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후서에서는 이(理)와 수(數)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의리(義理)와 상수(象數)의 조화 및 『역전』과 『주역본의』의 절충이라는 이 책의 저술 의도를 밝히고 있다.
『역학전의고』는 참고할 만한 조선시대의 『주역』 주석서 중 하나인 동시에 18세기 조선 유학자의 『주역』 이해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라 할 수 있다. 현재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조선시대의 역학사 규명을 위해서 앞으로 상세한 연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