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응(李世應: 1473~1528)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함안(咸安)이며, 자는 공보(公輔) 또는 국보(國輔), 호는 안재(安齋)이다. 충청도와 평안도관찰사 등 여러 관직을 역임하였으며, 『안재역설(安齋易說)』은 그의 대표 저서로 꼽힌다.
2권 2책의 필사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이 유일하다. 서문과 발문이 없어 정확한 편찬 및 간행 경위는 알 수 없다.
『안재역설』은 『주역』 64괘의 괘효사를 해설한 주석서로, 상경(上經)과 하경(下經)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권은 서문에 해당하는 글과 함께 건괘(乾卦)에서 이괘(離卦)까지를, 하권은 함괘(咸卦)에서 미제괘(未濟卦)까지를 주해하였다. 해석 방법론에서는 상수역학의 호체론(互體論)과 의리역학의 중정론(中正論), 비응론(比應論)을 균형 있게 활용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 특징은 『주역』의 사상을 유학의 대표적 덕목이자 성리학적 수양론의 목표인 성(誠)과 경(敬)으로 해석한 데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군자의 학문은 성과 경을 그 목표로 삼는다. 이에 『주역』은 건(乾)과 곤(坤)을 머리로 삼아 괘를 그었다. 건괘는 성을 말하며 움직임을 중심으로 하고, 곤괘는 경을 말하며 고요함을 중심으로 한다. 움직이면서도 엄숙히 그침이 없고, 고요하면서도 하나에 집중하니, 군자의 학문은 모두 건곤을 근본으로 삼는다.” 이처럼 이세웅은 『주역』의 근본 괘인 건과 곤을 각각 ‘성’과 ‘경’의 덕목에 연결하여 해석함으로써, 『주역』의 본의가 도덕 실천에 있음을 강조하였다.
엄연석은 『안재역설』을 한국 역학사에서 최초로 호체론을 적용한 사례로 평가하며, 상수역학과 의리역학의 해석 방법론을 겸비한 조선 역학 전통의 선구적 저작으로 그 의의를 높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