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李光洙)가 지은 장편역사소설. 1942년 3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다. 그 뒤 1948년경진사(耕眞社)에서 단행본으로 간행되었고, 또 1962년에 간행된 ≪이광수전집≫ 11에도 수록되었다.
<원효대사>는 작자가 가장 원숙한 시기에 사회적으로 수양동우회사건, 안창호의 죽음, 친일 등의 시련을 겪고 정신적 갈등이 심할 때 쓴 작품이다.
원효(元曉)라는 신라의 고승을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주인공이 세속적인 체험을 승화하여 수도승의 고행을 하면서 구국까지 한다는 줄거리이다. 이 작품은 이광수의 초기 작품의 주제와 마찬가지로 민족주의사상을 담고 있으나 그의 개혁정신이 우회적인 형태로 나타난 작품이다.
작자는 국권을 빼앗긴 동포에게 민족혼을 고취하기 위하여 신라의 화엄종주인 원효를 택하였으며, 원효의 득도 과정과 그것을 통하여 애국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원효·요석 공주·아사가의 삼각관계 애정 도식은 그의 초기 작품에 나타난 유형이지만, 이 작품에는 작자의 심오한 불교관, 고대사에 대한 넓은 지식, 도교사상(노장사상) 등에 대한 해박한 해석이 나타나 있다.
이 소설의 후반부에서 원효는 도둑 일당과 거지떼 속에 들어가서 함께 살면서 여러 가지 수난을 겪지만, 마침내 그들을 감동시켜 굴복시킨다. 거지떼들과 도둑떼들은 모두 신라군에 편입되어 황산벌 싸움에 나가서 큰공을 세운다.
결국 원효가 자기에 대한 요석 공주와 아사가의 연정을 불심으로 인도한 것이나, 거지떼와 도둑떼의 탐심을 애국심으로 이끌어간 것은 그의 깊은 고행에서 얻은 득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원효대사>는 현실적인 질곡(桎梏)을 불도의 신앙으로 극복하려는 신라의 고승 이야기이지만 일제시대의 우리 민족에게 소망을 주기 위하여 집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