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한글 목판본(木版本) · 필사본 · 활자본(活字本). 이본으로는 경판인 오한근(吳漢根) 소장 16장본, 대영박물관 소장 25장본, 파리동양어학교 소장 35장본, 완판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65장본, 박순호(朴順浩) 소장 31장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64장본이 있다.
필사본으로는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본,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소장본,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 소장본 등 10여 종이 있다. 활자본으로는 1916년 박문서관(博文書館), 1921년 경성서적업조합(京城書籍業組合), 1952년 세창서관(世昌書館)에서 발행한 것이 있는데, 방각본을 바탕으로 하여 약간의 글자와 구절을 수정한 것이 특징이다.
또 특징적인 이본으로 한창기본이 있다. 한창기본은 필사본으로, 이전에 존재했던 완판본을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창기본은 완판본의 원형을 다시 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이본이다.
경판본은 완판본에 비하여 그 내용이 축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서술도 다르다. 완판본은 배경이 진나라로 되어 있고, 경판본은 송나라로 되어 있는 등 부분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 줄거리는 차이가 없다.
송나라 때 여랑 땅에 장진의 후예인 처사(處士) 장취가 살고 있었다. 그는 방주에 사는 여 공의 딸과 혼인하였다. 그러나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장취의 부인은 천축사에 공양(供養)하고 태몽을 꾼 뒤 아들 경을 낳았다. 장경이 7세일 때 한 도사가 장경의 관상을 본다. 그 도사는 장경이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으며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칠 것[富貴功名]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경이 젊었을 때는 운수가 불행하여 어버이와 이별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장경의 어버이는 장경의 성명을 써서 옷깃에 감추어 두었다.
이때 예주의 자사(刺史) 유간이 낙양(洛陽)을 침략하였다가 형세가 불리해지자 여랑으로 가서 노략질하였다. 처사 장취는 유간에게 잡혀가서 장수가 되었고, 장취의 부인은 피난 중에 장경을 잃어버리고 진 어사(御史) 집에 머물렀다. 유간이 망하자 장취는 유배되었고, 장경은 음식을 구걸하여 얻어먹다가 관노(官奴) 차영의 사환(使喚)이 되었다.
장경은 기생 초운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루었다. 소 절도사(節度使)와 우승상(右丞相) 왕귀가 장경을 사위로 삼으려 하였다. 장경은 한림학사(翰林學士)가 된 뒤, 소 절도사의 딸과 왕귀의 딸을 부인으로 삼았다.
이때 서융 등이 반역을 꾀하므로, 장경은 대원수(大元帥)가 되어 그들을 항복시켰다. 그리고 돌아오던 중에 아버지 장취를 만난다. 장경이 장취의 원통함을 풀어 주기를 청하니, 황제는 장취를 초국공으로 삼았다. 또 장경은 도중에 어머니도 만나 함께 돌아온다. 황제는 장경을 우승상으로 삼았다. 그 뒤 장경의 어버이가 죽고 황제도 죽자, 태자가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이때 연왕이 승상 장경을 모함하여 귀양을 보내자, 소 부인은 초운을 쫓아냈다. 연왕은 황제의 자리를 빼앗고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 장경은 탈출하여 초운을 만나고, 형주(荊州)에서 군대를 일으켜 황제를 복위시켰다. 장경은 연왕이 되어 소 부인을 벌하고, 황제는 초운을 정숙왕비로 봉하였다. 연왕 장경 부부가 죽고 세자가 왕위에 오르니, 대대로 그 부귀를 견줄 데가 없었다.
이 작품은 영웅의 일대기를 기술한 영웅소설의 보편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부처에 기도하여 자식을 얻는 것과, 태몽을 통한 장경의 출생 예고는 그의 비범성에 대한 복선(伏線)이다. 이 복선의 기능은 장경의 관상으로도 나타난다.
사건의 기본 축은 혼사의 성취와 함께, 군담(軍談)의 성격을 띤 소재를 통한 충(忠)의 실현에 있다. 장경은 충을 실현시킨 보상으로 연왕에 오르게 되는데, 이는 이 작품이 공명 획득의 전형적인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권선적(勸善的) 영웅소설임을 알 수 있게 한다.
한편 이 작품은 못난 사위담을 수용한다. 장경은 신분 · 지위가 높은 집안 출신이지만, 가난으로 인한 결핍 때문에 못난 사위가 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을 내세워 못난 사위에서 잘난 사위로 변함을 보여 줌으로써, 내적 자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하층 체험을 특히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또 이 작품은 이원론적(二元論的) 세계관이 약화됨으로써 현실적 의미가 강조되고 있으며, 군담보다는 애정담(愛情談)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성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