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평야는 6 · 25전쟁의 격전지였으며 1953년 휴전 이후에는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지정되어 1970년대까지 인간의 침입이 없었기 때문에 이 지역 일대는 초지와 관목으로 변화하였다. 철원평야의 북부지역은 다양한 초지 군락이 있고 특히 소택지가 발달되어 있어 철새들에게 중요한 취식지와 휴식처를 제공한다. 민통선 내의 강과 저수지는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어 천적의 방해 요인이 적어 철새들이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이다.
철원평야에서 월동하는 주요 조류로는 독수리(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1973년 지정), 두루미(멸종위기Ⅰ급, 천연기념물, 1968년 지정), 재두루미(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1968년 지정) 등이다. 철원평야에서 수확 과정에 발생한 낙곡 약 1,000톤은 두루미류의 중요한 먹이원이 된다.
2013년 조사에서 철새들이 많이 확인된 장소는 군탄리, 고석정, 토교저수지, 아이스크림 고지, 월정리역 두루미관, 샘통 코스 등이다. 청양초등학교 주변 한탄강은 두루미류의 중요한 잠자리 장소로 이용되었는데, 2013년 조사에서 연천 임진강 상류 민통선 지역을 잠자리 장소로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갈말읍 군탄리 인근의 철원축협 주변은 독수리와 흰꼬리수리는 물론 참수리의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인간이 제공하는 먹이를 구하기 위함이다. 동송읍 양지리의 토교저수지에서는 오리류, 기러기류, 재두루미 및 독수리 등이 관찰된다. 아이스크림 고지 및 샘통 주변에서는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많이 관찰되며 멧새류와 맹금류 등도 이동 중에 관찰할 수 있다.
보통 가을철인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촉새, 검은머리촉새, 흰배멧새, 꼬까참새 등의 멧새류가 대규모로 찾아온다. 이들은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하고 월동을 위하여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던 중 철원평야에 잠시 중간기착하여 취식 및 휴식을 한다. 이 지역의 경작지에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다양한 메뚜기류가 많이 관찰되는데 이들은 멧새류의 주요한 먹이원이 된다.
최근에는 탐조가와 조류애호가들의 무절제한 탐방으로 두루미류의 월동지가 위협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두루미류는 물론 월동 조류들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