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사』는 1962년 경제학자 조기준이 저술한 우리나라 경제사에 관한 학술서이다. 서문과 본문 6편 2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에서는 한국경제사 연구를 소개하고, 시대 구분에 따라 원시사회, 삼국과 통일신라의 고대사회, 고려의 전기 중세사회, 조선의 후기 중세사회, 강화도조약 이후의 근대사회로 각 편을 서술했다. 농업, 조세제도, 수공업, 교환경제의 발달, 화폐제도, 근대경제의 발달 등을 다루고 있다. 경제 발전을 국가정책 등의 경제외적 요인보다는 경제조직과 운동 과정에서 규명하여 경제사의 독자적인 영역을 강조했다.
A5판. 454쪽. 1962년 일신사(日新社)에서 간행하였다. 서문 및 총 6편 2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에서는 한국경제사 연구의 과거와 현재를 다루면서 그 동안의 각 연구자들의 연구내용 및 사관(史觀)을 설명하고, 한국경제사학의 당면한 과제로서 경제사 이해의 방법을 일반사적 고찰에서 분리시키는 데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한국경제사에 있어서의 시대구분 문제에 관하여 각 학자들의 소론을 소개하면서 이를 비판하고, 우리나라 경제사를 서술함에 있어 각 시대의 독자적 성격을 인정하면서 원시사회 · 고대사회 · 중세사회 · 근대사회의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원시사회는 토지 및 농민에 대한 공동체 지배를 특징으로 하는데, 우리 원시사회는 서기전 3세기 이래 붕괴과정을 밟고 있으나, 그 뒤에도 지배체제의 근본적인 변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고대사회는 3세기에 확립되어 왕을 수반으로 하는 집권국가체제가 형성되고 신라 통일 후 지배체제 내부에서의 사적 권력의 발생 및 씨족공동체 안에서의 토지의 사적 점유관계가 성장, 8세기 경에 붕괴과정을 밟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중세사회는 전기와 후기로 나누고 전기는 고려를, 후기는 조선을 다루고 있다. 근세사회는 1876년 강화도조약 이래 서구 자본주의 문화가 유입되어 그 동안의 지배관계가 붕괴되고 새로운 민주주의 지배체제 및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확립되는 시기를 말한다.
제2편에서는 원시민족의 사회경제생활을 서술하면서 종족문제, 민족도래시기 및 경로를 추적하였고, 그들의 사회조직과 경제생활을 기술하고 있다. 또한, 원시사회의 붕괴과정을 다루면서 분해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제3편에서는 고대국가의 성립으로 삼국의 성립과 신라의 삼국통일을 취급하고, 삼국 및 신라시대의 토지제도와 농업문제를 연구하고 고대의 수공업조직으로 관영수공업 · 사영수공업 및 농민수공업을 다루고, 고대의 상업활동으로 대외무역 · 경시 · 향시 · 화폐를 서술하였다.
제4편에서는 중세사회의 성격, 고려의 전제개편(田制改編)을 연구하면서, 경종 이래의 전제 개편과 12세기 이래의 사전(私田) 확대를 심도 있게 고찰하였다.
고려시대의 조세체계와 수공업을 다루면서, 특히 사원수공업(寺院手工業)의 특질을 고찰하였다. 교환경제의 발달을 논하면서 경시전 · 향시 · 대외무역 및 고려의 화폐제도를 서술하였다.
제5편에서는 조선의 토지제도 및 농업경영양식과 조세제도 및 수공업에 관하여 서술하고, 한성의 상업조직, 지방의 향시조직과 대외무역을 기술하였다.
특히, 한성의 상업조직을 연구하면서 시전(市廛)에 대한 경제사적 고찰에서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국가가 부여하는 난전금지특권(亂廛禁止特權: 금난전권)은 국역(國役)에 대한 반대급부라기보다도 상업조직과 관련된 국가의 상업독점체제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난전 금지법의 부여로 상업이 어느 정도 저해받은 것은 사실이나 근본적인 요인은 아니며, 금난전권은 상업의 발달이 성숙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상업활동을 저해시키는 근본적 요인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상업활동의 저해요인은 경제의 발전요인이 성숙되면 난전권이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제6편에서는 서구문화의 침입과 전통사회의 붕괴과정, 식민지지배체제의 확립, 식민지적 농업기구 및 정책, 근대적 화폐제도의 확립과 금융기관의 특수임무, 식민지적 광업· 공업조직 및 정책, 근대공업 건설과 자본 계열,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우리 경제에 관하여 서술하였다.
이 책은 과거 한국 경제사 서술에서 제도면이 중시된 때문에 경제의 발전과 침체요인을 거기에서 찾으려 함으로써 많은 오류가 있었는데, 저자는 경제발전과 침체요인을 국가기구나 정책적인 경제외적 요인보다는 경제조직과 운동과정에서 규명하여 경제사의 독자적인 영역을 지켜보려 하였던 것이 돋보인다.
다만, 실학(實學) 등의 서술로 경제사상을 취급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