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 림김(Martha Lim Kim)이 남편인 쿠바의 역사학자 라울 루이스(Raúl R. Ruiz)와 함께 스페인어로 썼으며, 총 181쪽에 이른다. 마르타 림김은 쿠바에서 활동하였던 한인 독립운동가인 임천택(林千澤, 1903~1985)의 9남매 중 6번째로, 임천택이 1954년 2월에 발행한 『쿠바이민사』(태평양주보사)를 토대로 이 책을 저술하였다.
10년 동안 쿠바의 공공기록보존서 자료, 언론 기사, 초기 이민 후손자의 증언 등을 조사하여 정리한 뒤, 3년에 걸쳐 쿠바 한인이민사를 재구성하여 저술하고서 발간하였다. 2000년에 쿠바 문화부의 최고 학술출판상을 수상하였다.
이 책은 멕시코에서 쿠바까지 이어진 쿠바 이민 한인의 삶을 1990년대까지 사회적 · 경제적 · 인종적 · 문화적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쿠바 한인의 이민 역사는 멕시코로 들어온 한인 이민자 가운데 300여 명이 보다 나은 삶을 찾으려고 1921년 3월 25일에 쿠바의 마나티(Manati) 항구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다.
곧 한인 이민자들은 사탕수수 농장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 쿠바에 들어왔지만, 설탕값의 급격한 폭락으로 꿈은 사라졌고, 고된 노동으로 인해 벗어나고 싶었던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한인들은 점차 마탄사스(Matanzas), 카르데나스(Cardenas), 아바나 (Habana) 등지에 정착하였고, 정착한 곳마다 대한인국민회(大韓人國民會) 지방회를 설립하여 권익 보호와 신분 보장을 꾀하는 한편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민족 교육 실시와 독립운동 지원 등을 전개하였다.
특히 쿠바 현지의 동화 과정에 맞서 언어, 종교, 풍습, 음식, 노래, 음악, 춤 등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이어가려고 했던 눈물겨운 노력도 책에서 강조하였다. 그러면서도 노동 국유화법, 외국인 권리규정, 쿠바 혁명 등 쿠바의 정치 · 사회 · 경제적 변화에 따라 많은 한인 후손들이 쿠바인으로 동화되어 간 과정도 밝혔다.
나아가 오늘날 쿠바의 한인 이민자 후손 700여 명은 문화적으로 완전히 쿠바에 동화된 쿠바 국적의 한인 후손들이어서, 더 이상 한국문화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결론지었다.
이 책은 쿠바 이민 1.5세대인 필자의 입장에서 쿠바 한인들의 삶과 역사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대표적인 한인 이민 역사서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