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297.8cm, 가로 285.5cm의 비단 바탕에 그린 영산회상도로,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6위의 보살이 강조된 독특한 구성이다. 본존 석가모니불은 우견편단에 오른 손을 아래로 내린 결가부좌의 자세로, 신체에서 발하는 빛을 금색 안료로 채색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본존 주위에는 문수, 보현, 관음, 세지, 지장 등 6위의 보살이 있으며 위계를 현격하게 차이 나게 표현한 십대제자, 타방불, 팔부중 등의 권속은 불보살 주변으로 에워싸듯이 나타냈다.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천왕과 제석천, 범천은 화면 하단에 일렬로 배열하였다.
적색과 녹색을 주조색으로 하면서 군청색 안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은 19세기 말 20세기 불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빈 공간은 녹, 갈, 적색의 채색 구름으로 가득 메웠는데, 백색으로 채색한 구름의 윤곽과 서기의 표현에 사용된 선묘는 조선 말기 불화에서 즐겨 사용된 기법이다. 본존의 신광 뿐 아니라 보살의 지물, 권속의 무기 등에도 금니를 사용해 화려한 화면 효과를 볼 수 있다.
1898년에 조성된 파주 보광사 「영산회상도」는 당시 전국적으로 활발한 불사를 진행한 예운당 상규, 금화당 기형 등 서울 경기 지역의 불화승에 의해 조성되었다. 19세기 말 불화가 계승한 전통적인 요소와 새롭게 유입되는 근대 불화의 특징이 혼재된 중요한 작품이다. 2018년 4월 30일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