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사(靑龍寺)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망산길(현재 숭인동)에 위치한 절로, 고려 태조 때 도선국사의 유언에 의해 창건되었다. 이 사찰은 한양의 외청룡 산등성이에 지어져서 ‘청룡사’라 불렸지만, 그 건립 연혁에 관해서는 정확히 전해지는 것이 없다.
제1세 주지로 혜원(慧圓)이 절을 맡은 이래로, 줄곧 비구니들만이 있었다고 한다. 그 예로 조선 건국 이후 이제현(李齊賢)의 딸이자 공민왕비인 혜비(惠妃)가 망국의 슬픔을 안고 스님이 되어 이 절에 있었다거나, 1차 왕자의 난 뒤에는 세자 이방석(李芳碩)의 누나인 경순공주(慶順公主)가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세조 때에는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영월로 유배를 떠난 후, 정순왕후(定順王后) 송씨(宋氏)가 이곳에 머무르며, 날마다 동망봉(東望峰)에 올라 영월 쪽을 바라보았다고도 한다. 영조대의 이 기록들은 모두 정업원(淨業院)과 관련한 내용으로 청룡사의 전신을 정업원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의문을 남긴다.
청룡사의 존치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현존하는 유물을 통해서이다. 청룡사에는 17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밝혀진 석지장삼존상 및 시왕상일괄(보물, 2014년 지정)이 있는데, 이를 통해 청룡사의 정확한 존치 시기를 조선 중기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보물 외에도 1868년(고종 5)에 제작되어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 칠성도(七星圖), 현왕도(現王圖)가 있으며, 1898년(광무 2)에 제작된 감로도(甘露圖), 1902년에 제작된 신중도(神衆圖), 가사도(袈裟圖), 석조삼불상(石造三佛像) 등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숭인동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청룡사는 대부분의 전각이 최근에 새로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각 배치는 조선 중기 사찰의 전형적인 구성인 산지중정형(山地中庭形)의 배치이다. 산지중정형은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후면에 중심 불전을, 좌우에 승려들이 기거하거나 대중을 받는 요사(寮舍)를, 전면에 사찰로 진입하는 입구가 되면서 법회 등을 여는 우화루(雨花樓)를 배치하는 형식이다.
청룡사는 우화루 우측에 다포형식의 일주문(一柱門)을 두어 사찰 안으로 진입하도록 했지만, 대웅전을 중심으로 마주보는 곳에 우화루를 두고, 좌우에 심검당과 명부전을 배치하여 조선 중기 산지사찰의 구성을 따르고 있다. 대웅전 뒤쪽 약간 높은 곳에 산신을 모신 산령각을 둔 것은 다른 사찰들과도 비슷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