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진본 권21(大方廣佛華嚴經 晋本 卷二十一)은 조선 전기, 재조본(再雕本) 고려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 진본 권21의 인본(印本)이다. 이 불경은 고려 고종 때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이 소실되자, 1236년(고려 고종 23)부터 1251년(고려 고종 38)까지 16년간에 걸쳐 다시 조성한 재조본 고려대장경[해인사 대장경(海印寺 大藏經)] 인본의 하나이다. 고려시대 또는 조선 전기의 대장경 인본은 국내에 매우 드물게 전한다. 권자본(卷子本)으로 장책된 이 책은 조선 전기의 인본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진(東晋)의 불타발타라(佛駄跋陀羅)가 양주(楊州) 도량사(道場寺)에서 418년부터 4년간에 걸쳐 60권으로 한역(漢譯)하였다. 중국 당나라의 실차난타(實叉難陀)가 한역한 80권본인 주본(周本) 『화엄경(華嚴經)』과 구분하기 위해 『구역화엄경(舊譯華嚴經)』, 『육십화엄(六十華嚴)』, 『진본화엄경(晋本華嚴經)』, 『진경화엄경(晋經華嚴經)』이라고 한다.
이 책은 1244년(고려 고종 31)에 대장도감(大藏都監)에서 간행한 재조본 고려대장경 중에서 60권본인 진본 『대방광불화엄경』 권21의 인본 한 축(軸)이다. 판수제(板首題)는 '진경(晉經)'이다. 두루마리 형태의 이 책은 얇은 닥종이에 인쇄되어 있다. 상하 여백 부분을 잘라놓았는데, 위아래의 글자가 잘려 나간 부분도 있다. 작은 불상의 복장품(腹藏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지질과 인쇄 상태로 보아 조선 전기의 인본으로 보인다.
『대방광불화엄경』은 십지품(十地品)과 입법계품(入法界品)을 중요하게 여겨 이 부분만을 인출해 놓은 사례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별도로 인출한 것이 아니고, 60권 전부를 인출한 전질(全帙) 중의 한 권으로 생각된다.
고려 고종 때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이 소실되자, 1236년부터 1251년까지 16년간에 걸쳐 다시 조성한 재조본 고려대장경 중의 하나이다. 『대방광불화엄경』 진본 권21은 권말의 “갑진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와 같이 1244년에 대장도감에서 간행되었다.
『대방광불화엄경』은 화엄종의 소의경전(所依經典)이다.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역사 속에서 널리 읽힌 경전으로 『화엄경』이라고 약칭한다. 그 영향은 화엄종의 범위를 넘어서 선종(禪宗)에까지 크게 미쳤다. 전체 34품(品)의 큰 경전으로 각각의 품들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뒤, 유통되다가 후대에 집대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에서는 설법의 장소와 모임을 기준으로 전체 60권 34품을 크게 7처(處) 8회(會)로 나누고 있다. 제1 세간정안품(世間淨眼品)부터 제34 입법계품에 이르기까지 수록되어 있다. 권21은 “금강당보살십회향품(金剛幢菩薩十迴向品第二十一之八)”이 수록되어 있는데, 금강당보살이 10회향(十廻向)을 설하는 내용이다.
재조본 고려대장경 인본은 고려 말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일본의 적극적인 구청(求請)이 있자, 조선 정부에서는 초조본(初雕本) 인본과 함께 대부분 주어버렸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고려, 조선 전기의 인본이 드물게 전하게 된 것이다. 간혹 불상의 복장물 등에서 이 시기의 인본이 발견될 뿐이다.
이 권자본 불경 1축도 화엄경 60권 중의 한 권에 불과하지만, 조선 전기 재조본 인본의 지질이나 장정 형태 등 서지적인 특징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12월 2일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