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은 7세기 후반에 인도 승려 불타파리(佛陀波利), 곧 각호(覺護)가 번역한 경전이다.
짙은 감색의 표지는 개장(改裝)된 것으로 보이며, “장수경(長壽經)”이라는 서명이 묵서(墨書)된 제첨(題簽)이 있다. 1책, 전체 장수는 35장으로 원문만 수록되어 있다. 판심제(版心題)는 “장(長)』”이고, 사주단변(四周單邊), 무계(無界), 8행 16자, 상하(上下) 흑구(黑口), 내향흑어미(內向黑魚尾), 반곽(半郭)은 19.8×15.0㎝이다.
권말에는 “주상삼전수만세 대왕대비전하수만세(主上三殿壽萬歲 大王大妃殿下壽萬歲)”라는 축원 문구가 있다. 화주(化主)는 영일(玲一), 판각은 신연(信衍)과 천심(天心)이 맡았다.
판각을 맡았던 신연과 천심은 구중사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끝나자, 다시 인근의 사찰에서 판각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된다. 곧 1564년( 명종 19)에는 구월산(九月山) 패엽사(貝葉寺)에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1570년( 선조 3)에는 수양산(首陽山) 신광사(神光寺)에서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를 간행할 때도 연이어 참여한 황해도 지역의 전문 각수(刻手)들이었다.
끝에는 “가정사십일년임술팔월일 고덕산구중사 간판(嘉靖四十一年壬戌八月日高德山俱衆寺刊板)”과 같이 임술년인 1562년(명종 17) 8월에 황해도 서흥에 있는 고덕산 구중사에서 간행한 판본임을 알 수 있다. 인쇄 상태로 보아 초인본(初印本)으로 보이며 본문의 보존 상태는 좋은 편이다.
『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은 원나라에서 고려에 전래가 되자 바로 간행된 이후, 조선시대에도 십 수차례나 간행되었다. 간행 배경은 고려 말기부터 보편화된 밀교(密敎) 계통의 민간 신앙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중사에서 간행된 판본 중에서 공개되어 전하는 것으로는 『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 외에는 발견되지 않는다. 아마 구중사는 적극적으로 불서 간행에 참여한 사찰은 아니었던 것 같다. 더욱이 『 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 인본(印本)도 규장각 소장본 외에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렇게 이 책은 매우 드물게 전하는 구중사 판본으로, 고려 말기 이후 대중화된 밀교의 민간 신앙을 살필 수 있는 불경이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흥륜사에 소장되어 있으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12월 2일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