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고판화박물관 소장 덕주사판 불설아미타경(原州 古版畵博物館 所藏 德周寺版 佛說阿彌陀經)은 조선 전기 충청도 충주 덕주사에서 간행된 불경이다. 이 불경은 1572년(선조 5) 충주의 덕주사에서 간행된 판본이다.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은 『육경합부(六經合部)』에 편입되어 간행된 사례는 제법 있다. 그러나 사찰에서 『불설아미타경』을 별도로 간행한 사례는 많지 않은데, 1525년(중종 20) 안동 광흥사(廣興寺)에 이어 덕주사에서도 16세기 후기에 이르러 간행하게 된 것이다.
후진(後秦)시대인 402년에 구마라습(鳩摩羅什)이 한역(漢譯)하였으며, 그의 번역본은 문장이 간결하고 유려하다고 하여 한 · 중 · 일 삼국에서 널리 유통되고 독송(讀誦)되었다. 이 경을 중요하게 여긴 까닭에 우리나라 고승들의 주석서도 여럿 있었으나, 현전하는 것은 원효(元曉)의 『아미타경소(阿彌陀經疏)』 1권에 불과하다.
이 책은 “융경육년임신이월일 충청도충주지 월악산덕주사 개판(隆慶六年壬申二月日 忠淸道忠州地 月岳山德周寺 開板)”과 같이 1572년에 충청도 충주의 덕주사에서 간행된 판본 1책[20장]이다. 개장(改裝)된 앞표지에는 “ 아미타경(阿彌陁經)”이라는 표제(表題)가 묵서(墨書)되어 있다.
권수제(卷首題)는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판심제(版心題)는 “타(陁)”이다. 판식(版式)은 사주단변(四周單邊), 무계(無界), 무어미(無魚尾), 매 장의 상단은 변상(變相), 하단은 본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하단의 본문은 무계, 8행 7자, 내향흑어미(內向黑魚尾)이다. 제19장에는 “불설결정왕생진언(佛說決定往生眞言)”에 이어 시주질(施主秩)과 간기(刊記)가 있다.
당시 간행을 위한 화주(化主)는 도현(道玄), 각수(刻手)는 타우(打牛)였다. 마지막 제20장 오른쪽의 원패도(願牌圖) 안에는 “대불정능엄신주(大佛頂楞嚴神呪)”, 왼쪽에는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佛頂心觀世音菩薩大陁羅尼)”가 있다. 동일한 판본이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과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덕주사에서 이 경전을 간행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서문이나 발문 등이 따로 없으므로 알기는 어렵다. 다만 이 경전을 간행한 다음 해인 1573년(선조 6)에는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水陸無遮平等齋儀撮要)』,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1574년(선조 7)에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 연이어 간행되었다. 그러므로 덕주사에서 필요로 하는 불서(佛書)를 간행하려는 의지와 극락세계 왕생(往生)이라는 신앙이 간행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설아미타경』은 1권으로 극락세계의 장엄(莊嚴)과 아미타불(阿彌陀佛)의 공덕에 대한 찬탄(讚嘆)을 통해 아주 쉽게 아미타불의 서방정토(西方淨土), 곧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는 길을 설하는 내용이다. 경의 내용과 취지는 『무량수경(無量壽經)』 ·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의 두 경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량수경』 · 『관무량수경』과 함께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의 하나이다. 『아미타경』을 소경(小經)이라고 하는 것은 원전의 명칭이 『무량수경』과 같으므로 구별하기 위한 것이다. 곧 『무량수경』은 『대무량수경(大無量壽經)』 또는 『대경(大經)』이라 하고, 『아미타경』은 『소경』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