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水陸無遮平等齋儀撮要)는 조선 선조 때, 월악산 덕주사에서 목판에 새겨 인쇄한 불서이다. 이 불서(佛書)는 불보살로부터 귀신, 지옥 중생까지 모든 존재를 차별 없이 초빙하여 음식과 법식(法食)을 공양하는 의식 절차를 담고 있다. 1573년(선조 6) 월악산 덕주사에서 목판으로 인쇄하였다. 의식 진행과정이 총 35편으로 서술되었고, 절차 중 진언을 암송할 때 맺는 수인(手印)의 결인법 63가지를 그림과 함께 설명하였다. 후반부에는 수륙재를 행할 때 읽는 각종 글과 각 장소에 붙이는 방문의 내용도 첨부되어 있다.
책 제목인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는 수륙재(水陸齋)를 무차평등(無遮平等)으로 여는 의식 절차를 요점만 발췌하였다는 뜻이다. 수륙재라는 용어의 의미에 대해 송대 천태종 고승인 자운(慈雲) 준식(遵式)은 “신선은 흐르는 물에서 음식을 대접하고 귀신은 깨끗한 땅에서 대접한다.”는 구절에서 온 것이라며, 세속에서 물과 땅의 무주고혼(無主孤魂)에게 베푼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 하였다.
여기서 ‘ 재(齋)’란 음식이나, 이를 보시(布施)[공양]하는 의식을 말한다. 또, 무차평등이란 막는 이 없이 평등하다는 의미로서, 승속(僧俗) · 귀천(貴賤)의 구분 없이 널리 음식과 설법을 베푸는 법회를 무차대회(無遮大會)라고 한다. 즉, 위로는 불보살(佛菩薩)들로부터 아래로는 아귀(餓鬼)나 지옥(地獄) 중생(衆生)까지 모든 이에게 청정한 곳에서 음식과 불법을 베푸는 의식이 ‘수륙무차평등재’의 본래 의미이다.
이 책은 설회인유편(設會因由篇) 제1부터 봉송육도편(奉送六道篇) 제35까지 총 35편과 부록으로 이루어졌다. 본문의 주요 구성, 즉 의식의 진행 순서를 보면 ‘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절차- 음식 대접의 대상을 초빙하는 절차- 음식을 대접하는 절차- 참석한 이들을 환송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음식을 대접하는 대상은 상단에 불보살과 깨달은 성인들, 중단에 큰 능력을 갖춘 하늘과 땅 그리고 명부(冥府)의 신들, 하단에 무주고혼과 아귀, 지옥 중생들로서 성인과 범부, 악도(惡道) 중생을 망라하고 있는 것에서 수륙무차평등재의 의미가 이해된다. 하단에 초빙된 중생에게는 음식만이 아니라 삼귀(三歸) 오계(五戒)와 참회법 등을 설하여 삼악도(三惡道)에서 벗어나 극락으로 나아갈 것을 권하니, 이를 법식(法食)이라고 한다.
의식을 진행하는 가운데 진언(眞言)을 외우는 절차가 계속 등장하는데, 이때 집전자가 손으로 수인(手印) 맺는 법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였다. ‘인(印)’이란 범어(梵語) 무드라(mudrā)의 번역으로 증명이나 권위를 뜻하며, 이 책에 담긴 수인도(手印圖)는 도합 63점이다.
또한, 책 뒷부분에 수륙재를 행할 때 각 장소에 붙이는 방문(榜文)과 읽어야 할 글들도 부록으로 수록하고 있는데, 다른 판본에서는 이 부분에 ‘수륙재의소방문첩절요(水陸齋儀疏榜文牒節要)’ 등의 제목을 단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