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본원경 상 · 중 · 하(地藏菩薩本願經 上 · 中 · 下)는 조선 후기, 전라도 순천의 송광사에서 간행된 불경이다. 이 불경은 지장신앙(地藏信仰)의 기본 경전이다. 권중의 제6품 여래찬탄품(如來讚歎品)의 말미에는 “이 경은 세 가지 이름이 있으니 지장본원, 지장본행, 지장본서력경이라고 한다[此經有三名, 一名地藏本願, 亦名地藏本行, 亦名地藏本誓力經].”고 되어 있다. 그래서 경명은 『지장경(地藏經)』이라는 약칭 이외에도 『지장본원경』, 『지장본행경』, 『지장본서력경』으로 부른다.
상 · 중 · 하 3권본은 중국 당나라 때의 법등(法燈)이 한역(漢譯)하였다.
상 · 중 · 하 3권 1책으로 편성되어 있다. 권중 끝부분에는 “만력삼십구년신해오월시간 임자하필언 유우송광사(萬歷三十九年辛亥五月始刊壬子夏畢焉留于松廣寺)”라는 간행 기록이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전라도 순천의 송광사(松廣寺) 또는 인근 사찰에서 1611년( 광해군 3) 5월부터 판각을 시작하여 이듬해인 1612년(광해군 4) 여름에 완성된 목판(木板)의 인본(印本)이다.
간행을 권하고 이끌었던 역할은 담현(曇玄), 판목(板木)은 원식(元式), 새김은 정보(正普)가 맡았다.
표지는 근자에 개장(改裝)되었으나, 원래 표지로 보이는 표지가 내면에 그대로 남아 있다. 원 표지는 부분적으로 손상되었는데, “지장(地藏)”이라는 표제(表題)가 묵서(墨書)되어 있다. 본문 뒷부분은 누습(漏濕)의 흔적이 있으나 나머지는 대체로 양호하다.
권수제(卷首題)는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판심제(版心題)는 “지(地)”, 사주단변(四周單邊), 무계(無界), 8행 16자, 내향흑어미(內向黑魚尾), 반곽(半郭)은 22.6×17.0㎝이다. 권두에는 본문의 판식(版式) 크기보다 작은 크기의 변상도(變相圖)가 2장이 있다.
현전하는 동일한 판본 중에는 변상도가 없거나 1791년( 정조 15) 송광사에서 간행된 『지장보살본원경』의 변상도를 편입해 놓은 책도 있다. 그런데 1791년에 간행된 변상도 목판은 마구리 등에서 1612년에 간행된 목판과는 확연하게 구별이 된다. 그러므로 1612년 간본에는 원래 변상도가 없었거나 아니면 일찍 망실(亡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 권의 권말에는 석음(釋音)이 있어 판본의 계통을 파악할 수 있다. 현재 목판은 본문 39판이 순천 송광사에 온전하게 전하고 있다.
이 책에는 간행 경위을 살필 수 있는 서문이나 발문은 없다. 그러나 『지장보살본원경』은 신라시대부터 지장신앙(地藏信仰)의 기본 경전으로 널리 신봉되었다. 더욱이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과 함께 불교의 효경(孝經)으로 수용되었으므로 조선시대에도 전국의 사찰에서 간행된 판본이 여럿 전한다.
순천 송광사에서는 이 판본을 간행한 지 170년이 되던 1791년 4월에 다시 간행할 만큼 수요가 있었던 경전이었다.
권두(卷頭)에는 변상도와 지심귀명례(至心皈命禮)가 있고 본문이 시작된다. 상 · 중 · 하 3권으로 편성된 『지장보살본원경』은 13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상(卷上)에는 제1품 도리천궁신통품(忉利天宮神通品), 제2품 분신집회품(分身集會品), 제3품 관중생업연품(觀衆生業緣品), 제4품 염부중생업감품(閻浮衆生業感品)이 있다.
권중(卷中)에는 제5품 지옥명호품(地獄名号品), 제6품 여래찬탄품(如來讚歎品), 제7품 이익존망품(利益存亡品), 제8품 염라왕중찬탄품(閻羅王衆讚歎品), 제9품 칭불명호품(稱佛名号品)이 있다.
권하(卷下)에는 제10품 교량포시공덕연품(校量布施功德緣品), 제11품 지신호법품(地神護法品), 제12품 견문이익품(見聞利益品), 제13품 촉누인천품(囑累人天品)이 있다.
내용은 부처가 도리천((忉利天)에서 어머니 마야부인(摩耶夫人)을 위하여 설법한 내용을 모은 것이다. 지장보살(地藏菩薩)이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아수라(阿修羅), 인간(人間), 천상(天上)의 육도(六道) 중생(衆生)을 교화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도 구제하고 해탈하게 하려는 내용, 부모나 조상들을 극락에 왕생하도록 하는 공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경전에서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이 모두 성불(成佛)한 뒤에 성불하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지장보살을 ‘대원본존(大願本尊)’으로 신봉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조선시대에도 여러 사찰에서 간행된 판본이 적지 않으나 이 판본은 희귀한 편이다.
경기도 용인시 백령사에 소장되어 있으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6월 14일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