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河東) 법성선원(法成禪院)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는 1493년(성종 24) 전라도 고산현 화암사에서 중각한 목판본을 인출한 불서이다. 이 불서는 중국 화엄종의 제5조인 규봉 종밀이 자신의 『선원제전집』 101권에 대하여 지은 서문이다. 고려 중기에 전래되어 지눌의 선 사상에 영향을 주었고, 17세기경에는 강원의 사집과(四集科) 교재로 수용되어 승가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법성선원 도서는 1493년(성종 24) 중각이라는 명확한 간기가 있어서 이른 시기의 판본 형태로 귀중본에 속한다.
중국 화엄종(華嚴宗)의 제5조인 당(唐)나라의 규봉(圭峯) 종밀(宗密, 780~841)이 자신의 『선원제전집(禪源諸詮集)』 101권에 대하여 지은 서문이다.
하동 법성선원 『선원제전집도서』는 첫 장 등 일부가 훼손되어 한지를 덧대어 수리한 흔적이 있다. 겉표지(전면)에는 ‘도서(都序)’라고 묵서(墨書)되어 있고, 안면으로 ‘여시사유 여시현현(如是思惟 如是顯現)’이라 묵서되어 있다. 서문과 함께 과표(科表)가 들어 있고, 간기(刊記)도 갖추어져 있다.
광곽(匡郭) 형태는 사주단변(四周單邊), 광곽 종류는 반곽(半郭)이다. 크기는 세로 18.4㎝, 가로 13.1㎝, 계선(界線)은 무계(無界), 행자수는 10행 20자, 책 크기는 세로 26.6㎝, 가로 15.6㎝이다.
장정은 선장(線裝)으로 목판본이다. 지질은 저지(楮紙)이다. 55장(張)의 구성은 선원집 서(序) 장차 제13장, 선원집 권상 장차 제126장, 선원집 권하 장차 제2749장, 선원집 후서(後序) 장차 제50장, 발심수행장 장차 제12장으로 편차되어 있다.
『선원제전집도서』는 최소한 10세기 말 중국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에서 간행된 후, 고려에 전래되어 보조국사 지눌(知訥, 1158~1210)의 선 사상(禪思想)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에서는 이후 지눌의 수선사(修禪社) 및 선원사(禪源社) 문도들과 백련사(白蓮社) 요세(了世, 1163~1245)의 문도들을 중심으로 유통되었다.
조선시대에는 벽송(碧松) 지엄(智嚴, 1464~1534)이 초학자를 지도하는 방법으로 이 『선원제전집도서』를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17세기경에 그의 문도에 의하여 강원의 사집과(四集科)에 수용되었다. 이후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찰 강원의 교재로 채택되어 승려의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하동 법성선원 도서인 『선원제전집도서』는 하권 말에 있는 간기에 “홍치육년 계축칠월유일 전라도 고산지 불명산 화암사 중각(弘治六年 癸丑七月有日 全羅道 高山地 佛各山 花岩寺 重刻)”이라고 되어 있어서, 홍치 6년에 해당하는 1493년(성종 24) 전라도 고산현(高山縣) 불각산(佛各山) 화암사(花岩寺)에서 중각(重刻)했음을 알 수 있다.
『선원제전집도서』는 당나라 규봉 종밀이 선교일치(禪敎一致)를 주장하기 위해 찬술했으며, 현재 상 · 하 2권본과 4권본이 전해지고 있다.
이 도서의 체제는 홍주자사(洪州刺史) 겸 어사중승(御史中丞) 배휴(裴休)의 서문[洪州刺史兼御史中丞裴休述]인 『선원제전집도서』 3장을 먼저 배치하고, 규봉 종밀이 서술한 내용을 상권 26장, 하권 23장, 「대수근발(大叟謹跋)」과 간행기(시주자 포함) 1장, 복주사문(福州沙門) 계현(契玄)이 기록한 후기(後記) 1장[大宋錢塘嚴明男嚴楷勾當雕開板 後序], 분황사 사문 원효(元曉)가 서술한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2장으로 총 5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원제전집도서』의 중요 판본으로는 송광사 판본(1608년, 선조 41), 천관사(天冠寺) 판본(1634년, 인조 12), 운흥사(雲興寺) 판본(1681년, 숙종 7) 등 48여 판본이 전하고 있는데, 화암사 판본은 이들보다도 앞선 중각본이다.
『선원제전집도서』는 중당시대 본각묘심(本覺妙心)을 중심으로 선교 일치를 주장했던 종밀의 선 사상이 잘 나타나 있다. 비록 중국에서 찬술되었지만 고려 중기에 전래되어 보조국사 지눌의 선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우리나라 선교겸수(禪敎兼修) 사상과 어울려 널리 유통되다가 조선 중기 이후 전통적인 전문강원에서 이수하는 사집과의 한 과목으로 학습되었다.
법성선원 도서는 우리나라에 전래된 『선원제전집도서』의 초기 형태를 보여 주고 있어서, 선불교 사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4월 18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