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대 위의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시상식 중 손기정의 모습을 담은 『오사카아사히신문』 게재 사진으로서 일장기 말소사건 사진의 원본이다. 『오사카아사히신문』 사진부 사사키 기자가 촬영한 사진으로서 손기정 선수는 월계관을 쓰고 손에는 월계수 화분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사진은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 가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붙어있는 일장기를 지우고 게재하여 큰 파장을 일으킨 일명 ‘일장기 말소 사건 ’ 또는 ‘일장기 표식 말소’의 원본이 되는 사진이다.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우승이 전해지고 수일동안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 등 민간지는 손기정 선수와 관련된 사진을 화보로 제작하였고, 관련 내용의 사설을 통해 민족 정체성과 자긍심을 강조하였다. 시상대 위의 손기정 선수의 사진은 단순히 올림픽 마라톤 우승이라는 뉴스 전달 가치 이상으로 일제강점기 독립정신을 일깨우는 시각적 매개체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다수의 손기정 마라톤 사진 중에서 「시상대 위의 손기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명 ' 일장기 말소사건(日章旗 抹消事件)'의 원본이기 때문이다. '일장기 말소사건'은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가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 후 시상대에 서있는 손기정의 수상 장면 사진을 게재하면서 일본 『오사카아사히신문』으로 부터 전달받은 원본 사진의 가슴에 선명하게 나타난 일장기를 지우고 신문을 발행해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을 말한다.
비록 손기정은 일본 선수로 출전했지만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하에 억압을 당하는 한국인의 일인으로서 한국인들에게 민족의식과 자긍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의 민간지들은 손기정의 우승 소식을 다양한 편집의 화보와 독립의지를 강조하는 사설과 병행하여 게재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의 일장기 말소사건이 일어났다.
『동아일보』는 손기정이 우승한지 보름 정도 지난 시점에 『오사카아사히신문』으로부터 올림픽 기록영화를 입수해 상영하는 행사를 기획하는 한편 1936년 8월 25일자 『동아일보』 석간 2판에는 1판에는 있었던 손기정 선수 가슴에 달려있던 일장기가 지워진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머리엔 월계관, 두손에 감람수의 화분! 마라톤 우승자 우리 용사 손기정 군"으로 캡션을 덧붙였다. 총독부 검열 당국은 즉시 이 신문의 발매, 배포를 금지시키고 경기도 경찰부가 진상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동아일보』는 무기 정간 처분을 당했고 『조선중앙일보』는 자진 휴간했다가 나중에는 폐간되었다.
일장기를 말소하여 신문을 제작하는 데 관련된 기자들은 모두 투옥되어 고문으로 33일간을 지냈다. 한국 사진의 지도자 역할을 하며 『동아일보』 사진부장으로 있었던 신낙균을 비롯하여 서영호, 백운선, 『조선중앙일보』의 권태완, 김경석 기자까지 다섯 명은 언론계를 떠나야 했다. 일장기가 말소된 동판을 『신동아』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잡지부장 최승만 또한 구속되었다.
일장기 말소사건은 손기정이 일장기를 부착한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에 서 있는 모습을 찍은 원본 사진을 중심으로 사진 기자들의 주도로 일어난 사건이다. 사진과 민족주의 의식의 발흥과 관련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