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흙, 돌과 함께 가장 오래된 건축 재료 중 하나이다. 목재는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석재에 비해 손질과 시공이 수월하다. 목재는 나무의 형태를 따른, 긴 모양을 활용해 공간을 만든다. 즉, 긴 목재를 세워 기둥으로 삼고, 가로로 눕혀 천장과 지붕을 받친다. 그러므로 목재 간의 접합은 긴 부재의 양 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며, 재료의 특성상 점도가 없고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접합부의 결속력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목재가 직각으로 교차하는 접합을 맞춤, 길이 방향으로 연장하는 접합을 이음이라 하며, 장부와 턱 등을 이용한 다양한 기법이 이용된다.
건축에 사용되는 목재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참나무는 강도가 높지만 뒤틀림이 심하고, 느티나무와 소나무는 비교적 변형이 적다. 특히 소나무는 상대적으로 가벼우므로 단위 무게당 강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삼국시대까지 한반도 지역에서는 참나무가 주요한 건축 재료로 사용되었다. 이후 느티나무와 소나무의 사용 비중이 높아졌고, 조선시대에는 대부분 건축물에 소나무를 이용하였다. 고려시대 부석사 무량수전과 수덕사 대웅전은 느티나무로, 봉정사 극락전과 강릉 객사문은 소나무로 지어졌다. 조선 후기에는 소나무가 줄어들어 강도가 약하지만 곧게 자라는 전나무를 활용하기도 했고, 근대에는 잎갈나무와 가문비나무 등 북한 지역의 수종들도 쓰이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수종의 변화는 당시의 기후, 사회 상황, 치목 기술의 발달과 관련된다.
목재의 결합은 건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장에서 공사 기간이 짧은 대신에 목재를 건조시키고 다듬는 기간이 길다. 원목을 건축 부재로 변화시키는 치목(治木) 공정은 정확한 치수를 바탕으로 복잡한 접합부를 정교하게 다듬는 것이 관건이다. 건축 연장의 발전은 치목의 속도와 정밀도를 증가시키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 된다. 목공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축 연장의 수가 많이 증가했으며, 특히 톱의 발명에 따른 판재의 확산, 대패의 발전에 따른 표면 정리는 목조 건축 발전의 중요한 계기로 평가된다.
한편, 원목으로 이용되는 목재는 나이테에 자신의 생장을 기록하고 있다. 나이테의 좁고 넓은 간격의 패턴은 나무의 생장 당시 기후를 반영하는 독특한 표식으로, 이를 분석하여 목재의 나이를 판별할 수 있다. 이를 연륜 연대법이라 한다. 수피를 포함하고 있는 시료의 마지막 나이테의 연도가 벌채 연도가 되며, 이를 통해 건축 연도를 산출할 수 있다. 연륜 연대법이 활용되면서 문헌 기록과 양식적 특징에 의존하던 건축사 연구 방법론이 보완되었다.
목조건축의 구조 유형은 가구식 구조, 귀틀식 구조, 경량 목구조 등이 있다.
가구식 구조는 기둥과 보를 결합해서 건축물의 뼈대를 만드는 구조이다. 목재는 하나의 부재로 각각 기둥과 보를 구성할 수 있으므로 가구식 구조에 유리한 재료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목조건축은 가구식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가구식 구조의 장점은 기둥 사이가 비어 있어서 구조를 반복해서 큰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둥 사이는 흙이나 회, 벽돌 등을 충진해서 벽체를 만들거나 창과 문을 설치할 수 있다.
귀틀식 구조는 목재를 가로로 포개 쌓아 벽체를 만드는 구조이다. 두 방향의 목재가 만나는 귀퉁이를 서로 끼워서 맞춘 사각형의 구조 틀을 귀틀이라고 한다. 귀틀식 구조는 결구가 간단하면서도 매우 견고하지만, 공간을 확장하거나 개구부를 내는 데 한계가 있어서 추운 지역이나 산간 지방에서 유행했다. 그러나 목탑 등 고층 건물을 지을 때 그 장점을 활용하였다. 예를 들어, 법주사 팔상전의 하층부는 가구식 구조로 지어졌지만, 상층부에 귀틀식 구조를 적용했다.
경량 목구조는 규격화된 각목으로 건축물의 벽체와 바닥을 만드는 구조이다. 원형 기계톱의 발명에 따라 규격화된 목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근대 이후 북미 지역에서 발전했다. 단면이 작은 긴 각목을 늘어놓고 못으로 합판을 결합하여 벽체와 바닥을 구성하는 표준화된 공법은 숙련된 기술이 필요 없고 비용이 저렴하여 세계적으로 유행하였다.
현대에는 얇게 제재된 목재들을 섬유 방향이 서로 직교하도록 적층하여 접착한 공학 목재가 활용된다. 공학 목재는 규격이 자유롭고 나무 특유의 뒤틀림이나 변형이 없으며 정확한 구조 계산이 가능하므로 각종 건축 기준을 만족시키면서 규모가 큰 건축물에 사용할 수 있다.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특징 중 하나는 거대한 지붕을 받치기 위해 육중한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기와의 발명은 비바람으로부터 목재를 보호하여 건축의 수명을 크게 증가시켰다. 그러나 기와를 얹기 위해 지붕에 흙을 올리면서 지붕의 무게가 늘어났으며, 특히 지붕의 크기를 건축물의 권위와 연결하면서 지붕은 더욱 거대하고 무거워졌다. 거대한 지붕을 받치는 목재 역시 육중하고 견고하게 짜여야 했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기둥, 보, 도리는 굵은 목재로 구성되었다.
유교적 세계관이 확대되면서 건축의 구성은 주나라 때의 전범을 좇아 고정되어 갔다. 고대 중원 지역의 건축은 흙으로 벽체를 두르고 그 위에 도리를 얹은 후 지붕을 씌우는 형식이었다. 이에 도리와 기둥이 유교적 예를 행하는 행위의 기준이 되면서, 그 위치와 개수가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획득했다. 한나라 때 정현(鄭玄, 127200)은 『의례(儀禮)』를 해석하면서 다섯 개의 도리를 갖는 지붕 구조인 오가옥(五架屋) 개념을 고안했고, 곽박(郭璞, 276324)은 오가옥 위에 짧은 서까래와 긴 서까래가 배열되는 방식을 설명했다.
기둥의 수는 칸[間] 개념으로 전환되었다. 칸은 두 기둥 사이 공간을 세는 단위로서 건축물의 규모와 직접 관련된다. 당나라 때 법전인 『당육전(唐六典)』(739)에는 신분에 따라 주택의 본채와 대문의 칸과 가의 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 기둥과 도리의 수를 법으로 정한 것이다. 이처럼 목조건축의 주요한 부재들이 사회적으로 규제되면서 건축의 공간적, 구조적 단위를 확립했고, 동아시아 지역 목조건축의 공통성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규범화로 인해 건축의 발전 방향이 일정하게 제한된 측면도 있다.
기둥과 도리 사이에는 공포가 자리잡았다. 공포는 기둥 위에서 도리가 이어지는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발달하였고, 나중에는 지붕 처마의 깊이를 늘리기 위해 앞으로 내밀어져 입체적인 모습이 되었다. 기둥 머리와 지붕을 연결하는 구조가 발달하는 모습은 전 세계 건축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동아시아 건축만큼 역량을 집중하는 경우는 발견하기 힘들다. 공포가 더 많이 사용될수록, 더 복잡하고 화려할수록, 건축물은 존귀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건축 구조의 발달에 비해 공포의 변화가 비교적 빠르기 때문에 공포의 형태는 흔히 역사적 건축물의 연대를 판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며, 공포의 형식과 구법에 따라 건축 양식이 구별된다.
선사시대 한반도의 막집과 움집은 대부분 목재로 지어졌고, 고대 국가 성립기에는 다양한 재료와 구법이 혼재되어 있었다. 『삼국지』 위서 오환선비동이전에는 한(韓) 지역의 주택이 풀과 흙으로 지어져 무덤과 같은 모양이었고, 변진(弁辰) 지역에서는 횡루목(橫累木)으로 귀틀집을 지었다고 기록했다. 또 고구려는 궁실(宮室)을 짓는 솜씨가 뛰어났고, 귀틀식 구조의 창고인 부경(桴京)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고대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대륙의 선진 기술을 수입하면서 목조건축이 크게 발전하였다. 고구려 목조건축의 높은 수준은 고분벽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백제의 첨단 건축 기술은 주변 국가로 수출되어 일본의 비조사(飛鳥寺), 신라의 황룡사(皇龍寺)를 건립하는 기반이 되었다.
중국의 율령이 수입되면서 신라에도 건축 관련 규정이 생겨났다. 『삼국사기』 옥사 조는 신분에 따라 건축의 규모와 장식을 제한한 건축 법령이다. 당시 신라에는 아직 칸과 가 개념이 유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나라 영선령과 달리 실장광(室長廣)의 척(尺) 수로 건축물의 규모를 제한했고, 목구조와 관련해서 중복(重袱), 공아(栱牙), 화두아(花斗牙) 등 구체적인 형태를 문제 삼았다. 이와 같은 규정은 통일신라시대에 목조건축의 구성 형식이 체계화되어 있었음을 증명하는 근거가 된다.
고려시대의 목조건축은 불교를 매개로 한 국제 교류의 영향 아래 다양한 양식이 수입되는 동시에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기둥 위에만 공포를 짜는 주심포 양식에 더해 지붕 아래에 다수의 공포를 나란히 배열하는 다포 양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심원사 보광전 등 한국 건축의 가장 오래된 유물들이 이 시대에 속한다. 고려시대의 목조건축은 기둥의 배흘림, 주두와 소로의 곡선 형태, 항아리형 보 단면, 헛첨차와 우미량 등 우아하고 세밀한 조형으로 한국 건축의 고유한 미학을 형성했다.
조선시대에는 목조건축의 성숙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용도의 건축 유형이 발생했다. 또한 온돌과 마루가 목구조 안에 함께 삽입됨으로써 한층 다채롭고 편리한 공간을 형성할 수 있었다. 온돌과 마루는 천장과 함께 목구조의 수평 틀을 형성하여 건축물의 안정성을 강화하였다. 한편, 복잡한 공포를 간략하게 개량하여 상징성과 기능성을 효과적으로 확보한 익공이 새로운 양식으로 대두되었다. 익공식은 검박을 강조하는 유교적 세계관에 부합하면서 시공상의 경제적인 이득도 있어서 관청 건축과 민간 건축 모두에게 환영받았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전쟁 후 복구 사업이 집중되고 기후가 변화하여 건축용 목재가 부족해졌다. 곧은 소나무를 대신해서 굽은 목재를 껍질만 벗겨 사용하면서 나무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아름답게 여기는 새로운 미학이 확산되었다. 동시에 간결하게 목구조를 완성한 후 별도의 장식으로 화려하게 건물을 꾸미는 일이 유행했다. 또한, 승려 장인이나 민간 장인들이 전국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힘으로써 건축 양식의 확장과 교류에 기여했다. 한편, 생활의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풍조에 따라 목조건축에 벽돌을 도입하거나 부재와 공간 규격을 표준화하려는 시도들이 생겨났다.
근대기에는 서양식 트러스 구조와 일본 건축의 목구조가 유입되면서 목조건축에 대안이 추가되었다. 외래 목구조는 새로운 기능의 건물에 사용되었고, 재래 건물을 수리할 때도 이용되었다. 철근 콘크리트가 자리잡기 전까지 목조건축은 한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930년대에 확산된 도시 한옥은 상품성에 집중한 목조건축으로서 1960년대까지 대도시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대에는 저렴한 주택 건축에 북미식 경량 목구조가 이용되고 있으며, 저탄소 친환경 기조에 따라 한옥이 개량되고, 공학 목재를 활용한 대규모 건축물이 실험되고 있다.
목조건축은 습기, 화재, 충해에 취약한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비와 눈이 직접 닿지 않도록 넓은 지붕이 필요하고, 단청 등 표면 처리로 목재의 방수성을 확보하며, 우수가 기둥 아래로 스며들지 않도록 배수 처리에 신경을 쓴다. 목조건축의 넓은 지붕은 현대 도시처럼 좁은 땅에 건축물을 짓는 데 약점이 된다. 또한 목재는 가연성 재료이므로 내화와 소방을 고려해야 한다. 전근대 시대에는 굵은 단면의 목재를 사용해서 불에 타는 시간을 연장하고, 화재시 건물을 무너뜨려 불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현대에는 목재에 특별한 처리를 함으로써 내화 기준을 충족하는 방식이 개발되었다. 흰개미 등 곤충에 의한 피해 또한 주변 지역으로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개별 건축물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목조건축의 부재는 대체로 일정한 수명이 있으며 지속적인 교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역사적 건축물의 경우 창건 당시의 목부재를 온전히 보존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수십 년 또는 백여 년을 주기로 중수(重修) 또는 중창(重創)하는 것이 보통이다. 간단한 공사는 서까래, 첨차, 기둥의 동바리를 교체하는 정도이고, 경우에 따라 대들보와 도리를 새로 올리는 대규모 공사도 추진된다. 목조건축 문화에서 이러한 공사는 건축의 원형 또는 진정성을 해치는 일로 간주하지 않았다. 서양 중심으로 진행되던 건축 문화유산의 보존 분야에서 1994년 ‘진정성에 관한 나라 문서(Nara Document on Authenticity)’는 목조건축의 진정성이 부재의 보존에 있지 않음을 천명하였다.
목조건축은 최근 기후 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따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목재는 자연 에너지에 의해 생육되고, 제재, 운반, 가공, 조립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또한 건축물의 존치 기간 동안 목재 중의 탄소를 건축물에 고착시켜 두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 자연 재료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정책적으로 목조건축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2012)과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2014)이 제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