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령산신 다자구할머니 설화 ( 다자구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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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산신의 도움으로 도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는 내용의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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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죽령산신의 도움으로 도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는 내용의 설화.
내용

신이담(神異譚) 중 초인담에 속한다. 죽령산신당이 있는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 마을에서 구전되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라 어느 때인가 죽령에 도적이 많아 행인이 다닐 수가 없었다. 나라에서 이들을 토벌하려 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때 어떤 할머니가 나서서, 자기가 적굴에 가서 도적들이 잠이 들지 않았으면 ‘더자구야’라 하고, 잠이 들면 ‘다자구야’라고 할 테니, ‘다자구야’라는 소리가 들리면 쳐들어오라고 하였다.

할머니는 적굴에 들어가서 “더자구야, 더자구야” 외치고 다니자, 도적 두목이 이상하게 여겨 잡아다 물어보니, 자기 아들들을 찾느라고 이름을 부르는 것이라고 하였다. 도적 두목은 이 말을 의심하지 않아 할머니는 적굴에 머물 수가 있었다.

어느 날 도적들은 두목의 생일을 축하하느라 큰 잔치를 벌이다 취한 나머지 모두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다자구야”라고 소리쳤고, 그 말을 들은 관군은 일제히 습격하여 도적들을 모두 잡았다.

그런 다음 할머니를 찾았으나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 할머니가 죽령산신임을 깨닫고, 죽령산신을 ‘다자구할머니’라 부르며 해마다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산신을 여자라고 한 것에는 선도산(仙桃山) 성모(聖母), 지리산 성모가 고대 여신과 같다는 산신에 대한 오랜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도적이 행인을 괴롭혔다는 것은 아마도 후대의 변형이겠고, 원래는 신라가 죽령 이북으로 진출할 때 산신의 힘을 빌려야 군사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산신 이야기를 거기에 맞추어서 지어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오랜 연원을 가졌을 수도 있는 신화서사무가(敘事巫歌)의 형태가 아닌 설화의 형태로, 산신에 대한 제사와 함께 지금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화의 존재 양상과 기능을 이해하는 데 주목할 만한 자료이다.

이 밖에도 「죽령산신과 최명길(崔鳴吉)」이라는 설화가 충청북도경상북도 일대에서 구전되고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죽령산신당에 바친 옷감을 안동 권참사라는 사람이 딸의 혼수에 쓰려고 가져가자 산신이 이를 찾아 나섰다. 산신이 그 집에 가자 딸은 갑자기 병이 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 그런데 예사 여자 모습을 한 산신과 동행하였던 최명길이 그 사정을 알고서 권참사 집을 찾아가 옷감을 산신에게 되돌려 주니 딸은 완쾌되었다.

여기서 산신은 여신이므로 여성 취향의 옷감을 재물로 놓고 치성을 드리는 풍속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신이 자신의 거처를 떠나 가끔 나다니기도 한다는 생각과, 그럴 때에는 예사 사람처럼 거동을 하되 비범한 인물만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여러 이야기를 통하여 나타나는 오랜 믿음이다.

그런데 죽령산신이 최명길에게 병자호란이 일어날 것을 일러 주었다는 내용이 덧붙여진 것도 있어서, 산신은 나라가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해 준다는 생각이 조선 후기까지도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한국의 신화』(한상수, 문음사, 1980)
『구비문학개설』(장덕순 외, 일조각, 1971)
집필자
조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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