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일기 ()

조선시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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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문신 엄경수가 일상생활과 견문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한 일기.
목차
정의
조선후기 문신 엄경수가 일상생활과 견문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한 일기.
내용

8책. 필사본.

저자인 엄경수의 본관은 영월, 자는 성중(成中)이며, 부재(孚齋)가 호이다. 아버지는 개성유수와 도승지를 지낸 엄즙(嚴緝)이다. 1705년(숙종 31) 증광문과에 급제, 이듬해 승문원에 들어갔으며, 1716년 도당록(都堂錄)에 들어 수찬이 되었다.

이 해 윤선거(尹宣擧)와 윤증(尹拯)의 문집의 내용을 둘러싸고 노론과 소론 사이에 분란이 일어났다. 이 때 저자는 윤선거를 공격하는 신구(申球)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소론을 견제하고자 하는 숙종에 의해 삭탈관작당하였다. 이후 다시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고 죽었다.

이 책은 1706년 2월부터 1718년 5월까지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부분적으로 기록이 없는 시기도 있다. 지금 전하는 책은 후대에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첫머리에, 남에게 웃음거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드문 시대에 뒷날 참고로 하여 잊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기록의 동기를 밝힌 짤막한 서문이 실려 있다. 제1책에는 1706년에서 1709년 전반까지, 제2책에는 1709년 후반에서 1711년 상반까지, 제3책에는 1711년 후반에서 1713년 상반까지, 제4책에는 1713년 후반에서 1715년까지를 기록하였다.

이어 제5책에는 1716년의 상반기, 제6책에는 1716년 후반에서 1717년 상반까지의 사정을 기록했고, 제7책에는 1717년 후반에서 1718년 상반까지의 기록과 함께 「유문습록 遺文拾錄」·「부록제공시 附錄諸公詩」가 실려 있으며, 제8책에는 여러 사람들이 저자에게 올린 만장과 제문 등을 모아 놓았다.

일기의 중간 중간에는 시· 부(賦)· 서(書)· 애사(哀辭) 등을 간단한 제목 등을 덧붙여 수록해 놓은 것이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개인의 일기이므로 일상 생활에 대한 것은 물론 당시 인물들과의 교유 관계 등 저자의 동정과 견문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중에는 전해들은 이야기 중에서 신기한 것들이나, 의정부에서 관인을 선발해 맞아들이는 사정이나 어장(漁場)에서 고기잡는 일과 같은 조정과 민간의 풍습에 대해서도 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조정의 여러 일들은 개인적으로 관계가 없는 사실들도 다양하게 수록하였다. 특히 당시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사정을 상세하게 서술한 부분도 많다.

수록된 정치적 사건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책에는 1706년 김춘택(金春澤)이 동궁을 모해했다는 죄를 받아 임부(林溥)·강이상(姜履相) 등과 함께 국문을 받고 이이명(李頤命)이 축출된 사실을 기록하였다.

제2책에는 최석정(崔錫鼎)이 기록한 『예기유편(禮記類篇)』을 소각한 사실과 애초에 최석정이 윤증을 변호하고 김수항(金壽恒)을 배척한 전말 및 그가 내의원 도제조로 있다가 삭직된 일 등, 제3책에는 1713년 서원의 첩설을 금한 내용 등을 수록하였다.

제5책에는 1716년 윤선거의 문집을 훼판하고 그에 대한 선정(先正)의 칭호를 금한 것과 윤증에게도 같은 처분을 내린 것, 제6·7책에는 윤선거 부자의 관작이 추탈된 전말 등이 실려 있다.

시의 내용은 자연을 읊은 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일상 생활을 노래한 것, 여행의 내용을 읊은 것, 다른 사람들과의 교유 관계를 읊은 것 등이 있다.

「유문습록」은 주로 논(論)으로 「석작론(石碏論)」·「제갈량불간벌오론(諸葛亮不諫伐吳論)」·「한고조위유운몽론(漢高祖僞遊雲夢論)」·「제갈량불립사관론(諸葛亮不立史官論)」 등을 포함하였다.

「제공시」에는 신정하(申靖夏)·윤광의(尹光毅) 등이 보낸 시 및 편지 등을 수록하였다. 제8책의 제문과 만장 부분에는 심준(沈埈), 가형 경우(慶遇) 등이 지은 백여편이 실려 있다.

의의와 평가

개인의 일기이지만 상황을 이해하기 쉽도록 인물간의 관계, 기술되는 인물의 관직 상황, 지역명 등에 대해 보충 설명을 붙여 놓았기 때문에 자료로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정치적으로 저자가 소론이기에 그 입장에 치우친 서술을 하고 있다.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숙종 연간 노론과 소론의 다툼에서 소론이 다소 득세했다가 실각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

그 밖에도 조선 후기 사대부의 일상 생활은 물론 당시의 사회적 사정을 연구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규장각도서로 전하며, 1987년 여강출판사(驪江出版社)에서 『조선당쟁관계자료집(朝鮮黨爭關係資料集)』의 15책에 포함시켜 영인, 출판하였다.

집필자
오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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