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4책. 목판본. 간행연대는 미상이다. 권1∼4에 부 5편·시 578수, 소사(小詞) 21수, 서(書) 12편, 권5·6에 잡저 59편, 권7에 잠 7편, 명 4편, 찬·서(序)·기·상량문 각 1편, 제문 4편, 행략 5편, 권8은 부록으로 저자의 행장·제문·만사·묘갈명 등이 실려 있다.
권1의 천명도부(天命圖賦)는 인간이 하늘에서 받은 천성에는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이 있는데, 이 품성의 어짐과 어리석음에 따라 군자와 소인이 구별된다고 논하고 있다.
권5·6의 잡저에는 다른 문집에서 볼 수 없는 도시(圖示) 31개가 있다. 이것은 사서와 오경을 중심으로 하여 문장만 보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골라 그림으로 보이고, 그것에 설명을 붙여 누구나 알기 쉽게 풀이한 것이다. 이러한 도시법은 다른 문집에서는 보기 드문 독창적인 것으로, 우리나라의 서지학 발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권7의 「물기잠(勿欺箴)」에서는 사람이란 이기주의로 남을 속이려 하지만, 남을 속이기에 앞서 자기 자신부터 속이게 되므로, 우선 자기 자신부터 속임이 없어야 한다고 깨우치고 있다. 지은이는 행록을 통하여 근독불기(謹獨不欺)와 천선개과(遷善改過)를 가세(家世)의 유훈으로 한다는 뜻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