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화의 후손 김호상(金鎬相)에 의해 유문이 수집되고 5대손인 병조참판 김진하(金鎭河)의 교정을 거쳐 간행되었다. 정확한 간행 연도는 알 수 없다. 서문은 없고, 권말에 김진하 등의 발문 2편이 있지만, 모두 연대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3권 1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수의 목록에 이어 권1에 시 53수, 권2에 서(序) 1편, 발 2편, 기행문 1편, 명 2편, 제문 13편, 가장(家狀)·묘갈명·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의 「신계십이영(新溪十二詠)」은 교화(嬌花)·치송(稚松)·농가(農歌)·목적(牧笛) 등의 전원적인 풍경을 소재로 삼아 소박한 감회를 표현한 작품이다. 「분세(憤世)」는 청나라와 왜에 의한 수난의 역사를 반추하며, 복수심에 불타는 우국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무제(無題)」도 존왕양이(尊王壤夷)를 고조(高調)해 명나라를 높이고 청나라를 배척하는 한편, 병자호란의 치욕을 상기하며 삼학사의 충절을 찬양한 내용의 서사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다.
「망장릉(望莊陵)」은 영월에 있는 단종의 능을 바라보며 지은 시이다. 두견새의 제혈(啼血: 피를 토하며 슬피 욺)이 아직도 남아 있어 슬픈 마음에 나그네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비통한 심정을 나타내었다. 「동지음(冬至吟)」·「역서(曆書)」 등은 계절의 정서를 표현한 것이기보다는 역수(曆數)와 천문에 관한 지식을 동원한 이학시(理學詩)이다. 이밖에 「차선사쉬영회운(次仙槎倅詠懷韻)」도 오언체로 된 48구의 장시로 그의 시재(詩才)를 나타내는 작품이다.
발의 「서김수재홍렬고시책후(書金秀才弘烈古詩冊後)」는 고시(古詩)에 대한 그의 식견과 평론을 담은 글로 수준이 높다. 기행문인 「유청량산록(遊淸凉山錄)」은 청량산의 지리·산세 등 구체적인 서술로 되어 있다. 제문에는 「사직단기우문(社稷壇祈雨文)」 등 기우문 4편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