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은 인체의 모든 장기와 기관·조직 등의 기능 저하와, 항진 또는 영양물질의 결핍된 상태를 정상으로 이끌어주는 음식이나 약물이다. 체내에서 발생하는 병리적 요소와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증대시켜 준다. 또한 체력의 과다한 소모를 막아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준다. 한의학에서 사람을 보한다는 것은 기와 혈과 음양의 부족을 보충하여 평형을 이룬다는 뜻이다. 최근 보약은 어느 약물을 복용하면 저항력을 높여주고 이것을 축적했다가 병리적인 현상이 나타날 때 저항하는 면역물질을 생성하는 ‘비특이성면역물질’이라고도 한다.
체내에서 발생하는 병리적 요소와 외부에서 침입해 오는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증대시켜 주고 체력의 과다한 소모를 막아 주어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체력증강에 대한 사고는 역사상 어느 민족에서나 찾을 수 있는데 단지 방법이나 재료의 활용법이 다를 뿐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인간과 자연을 동일시하여 자연을 대우주(大宇宙)라 하고 사람을 소우주(小宇宙)라고 하였다. 따라서 자연계의 변화에 알맞게 적응하여 살아가는 것을 첫째가는 보약이자 양생(養生)의 길로 알아왔다.
그래서 추울 때는 옷을 두껍게 입고 활동을 적게 하며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며, 더울 때는 옷을 얇게 입고 늦게 자며 일찍 일어나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음식도 절기를 따라 자연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음식을 고루 먹고 포식하지 않으며 규칙적으로 식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자연에 순응하여 살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더하여지며, 장수할 수가 있고 늙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이렇게 생활할 수는 없고, 또 선천적으로 기질이 약하여 정상인과 같이 활동할 수가 없거나 생리적 변화가 있을 때에는 특정한 음식이나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회복의 기능을 찾을 수 있다. 민간에서는 우선 영양식을 찾아 먹게 되었는데, 삼복더위에 지쳐서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허탈할 때 먹는 삼계탕 · 보신탕 등이 있으며, 병후의 허약이나 영양의 불량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흑염소가 이에 속한다. 어린이가 밥을 잘 안 먹고 몸이 수척할 때는 개구리를 고아 먹였으며, 성인이 일반 허약이나 폐결핵으로 허약할 때 뱀탕을 먹는 것도 일종의 보약으로 이용되어 왔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약수를 즐겨 마셨는데 그것은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치료방법의 하나였다. 제주도에서는 북어를 고아 먹음으로써 빈혈을 치료하기도 한다. 일기의 변화 없이도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은 황기(黃芪)나 인삼을 닭에 넣어 삶아 먹고 치료하였다. 또 소나 돼지새끼가 태 안에 있을 때 꺼내어 고아 먹는 것은 가장 순수하고 함량이 많은 영양물질을 섭취하여 건강을 회복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리고 남자들이 정력제로 알고 있는 구신(狗腎) · 녹신(鹿腎) · 뱀탕 등은 쇠퇴해진 생식기능의 감퇴현상을 보강하려는 요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현대에 와서는 자양분이 풍부한 영양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사람을 보한다는 것은 기(氣)와 혈(血)과 음양(陰陽)의 부족상태를 평형시키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기운[正氣]이 허약하면 병원균의 침입을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기운을 보강시켜 주는 취해야 하여야 되는 것이다. 보하는 방법은 허약증을 제거하는 요법이 우선하며, 병원균의 침입을 제거하는 것은 간접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보하는 방법의 구체적인 임상상의 운용을 보면 보양(補陽) · 보음(補陰) · 보기(補氣) · 보혈(補血) · 보심(補心) · 보간(補肝) · 보비(補脾) · 보폐(補肺) · 보신(補腎)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주로 많이 응용하는 방법으로는 보기 · 보혈 · 보음 · 보양을 위주로 하며, 이러한 분류 외에도 음양이 모두 약하다든지 기혈(氣血)이 모두 허약할 때에는 마땅히 음양과 기혈을 동시에 보하는 요법을 쓰게 된다. 그 구체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보기약(補氣藥) : 보기는 폐와 비(脾)의 기운이 허약한 증상이 있을 때 필요하다. 이 때의 환자 증상은 피곤과 권태감으로 힘이 없으며, 말을 하기가 싫어지고 또 적게 하며 음성이 가늘고 음식은 적게 먹고 대변을 묽게 본다. 만약 활동을 하게 되면 기운이 촉급해지며 땀이 나고 혀에는 담백색의 백태가 끼며 맥박은 허약하다. 여기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인삼이다. 인삼은 환자의 회복력을 높여주고 특히 심장의 기능부진으로 오는 사지냉감(四肢冷感) · 자한(自汗) · 안면창백과 맥박이 쇠약할 때에 긴요하다.
그 다음으로 황기는 인삼 다음가는 효능이 있으며, 중독이나 피로로 오는 심장쇠약에 강심작용이 있고, 중추신경계통과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또 당삼(黨蔘)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허약과, 특히 소화기능의 허약으로 인한 소화불량 · 식욕부진 · 호흡기능저하 · 자한 등에 백출(白朮)과 같이 많이 응용된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사군자탕(四君子湯) · 삼령백출산(蔘苓白朮散) ·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등이 있다.
(2) 보혈약(補血藥) : 보혈은 영혈(榮血)이 허약한 증상이 있을 때 필요하다. 이 때에는 머리가 자주 어지럽고 얼굴색이 황색이며 입술과 손톱 · 발톱이 담담한 색을 보이며, 가끔 가슴이 두근거리고 혀의 색이 담담하고 맥박은 지극히 가늘게 나타나고, 여자인 경우에는 월경부조가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대표적인 약물은 하수오(何首烏)로서, 체질이 허약하고 허리와 무릎이 저리고 시며 어지럽고 머리가 백발이 되는 조로(早老)의 현상과 유정(遺精) · 대하(帶下) 등이 있을 때에 유효하다. 그 다음으로는 당귀(當歸)로, 빈혈치료는 물론 혈액의 순환을 개선시키고 자궁의 기능을 조절하며 생리와 배란을 촉진시킨다.
보혈은 혈액 그 자체가 스스로 생성되지 않고 반드시 보기약과 보양약(補陽藥)을 배합하였을 때만이 혈액이 스스로 왕성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황기와 인삼 등이 배합되어야 한다. 보혈에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사물탕(四物湯) · 당귀보혈탕(當歸補血湯) · 귀비탕(歸脾湯) 등이 있다.
(3) 기혈쌍보약(氣血雙補藥) : 기혈을 동시에 보하여야 되는 병증은 얼굴에 화색이 없고 현기증이 나며 눈이 어지럽고 호흡이 짧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혀가 담담하며 맥박이 약하다. 이 때에는 인삼 · 황기 · 감초 등의 보기약과 당귀 · 백작약(白芍藥) · 하수오 · 아교(阿膠) · 용안육(龍眼肉) 등의 약물을 들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팔진탕(八珍湯)과 자감초탕(炙甘草湯) 등이 있다.
(4) 보음약(補陰藥) : 보음은 폐음(肺陰) · 위음(胃陰) · 간음(肝陰) · 신음(腎陰)을 보양하는 약이다. 특히 폐 · 위장의 음허(陰虛)와 간신(肝腎)의 음허에 사용한다. 사람에게는 선천의 신음과 후천적으로 얻게 되는 위음이 기본이 되므로 보음약은 곧 신음과 위음을 자양하게 되는 약물을 말한다. 신음이 허약한 증상은 모든 만성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허약증상으로 머리가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허리와 무릎이 연약하며 손에서 열감을 느끼게 되고, 오후에는 미열이 나고 소변은 붉게 보거나 양도 적게 된다.
또 혀의 색은 홍색이 되고 맥박은 가늘고 힘이 없게 된다. 여기에 해당되는 약물은 여정자(女貞子) · 구판(龜板) · 별갑(鼈甲) 등이 있다. 여정자는 신장의 음허증상에 긴요한 약으로 사용하는데, 머리가 어지럽고 눈은 가끔 충혈이 되면서 어지러움이 있고 시력이 감퇴되며 병적으로 머리가 갑자기 백발이 되는 것을 치료한다. 또 구판은 만성신장염에 유효하고 단백뇨에도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식은땀이 나며 뼛속까지 은은한 통증을 느끼고 조열(潮熱)이 있을 때에 쓰인다.
위음허는 그 증상이 식욕이 없으며 번갈(혀와 입안이 마름) · 변비를 나타내며 때로는 탈수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 때에는 사삼(沙蔘)으로 발열성 질환의 회복기에 쇠약과 탈수로 입이 자주 마르고 변비가 있으며 목 안이 건조하고 맥박이 연약하고 힘이 없거나 때로 열이 있을 때에 사용한다. 또 만성해소에도 유효하다. 맥문동(麥門冬)은 발열성 질환의 후기에 기관지염 · 폐결핵 · 만성인후염 등에 자음(滋陰)시키면서 치료하게 된다.
보음의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 · 좌귀음(左歸飮) · 대보음환(大補陰丸) 등을 사용한다. 현대적인 해석으로는 양음(養陰) · 자음(滋陰) · 육음(育陰)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체액의 대사를 조절한다. 이는 해열과 거담 · 윤변(潤便) · 지갈(止渴) · 진정 · 지혈 · 자양강장 등의 효과를 보이게 된다.
(5) 보양약(補陽藥) : 보양약은 신장 · 비장 · 심장 등의 양적(陽的) 기능이 허약한 것을 치료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선천의 근본으로 보았으며 모든 기(氣)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양허(陽虛)라고 하면 바로 신장의 양기가 허약함을 말한다. 그러므로 신장을 보하는 것은 양기를 보하는 경우가 많다. 보양약은 주로 신장의 양적 기운과 기능을 더하여 주는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또 보양은 조양(助陽) · 부양(扶陽) · 장양(壯陽) · 온양(溫陽) · 보신 등을 총괄하게 된다. 신장의 양허에서는 전신의 기능쇠약으로 그 증상은 노권하며 찬 것을 꺼리고 사지가 차며, 허리 · 무릎이 연약하고, 혀가 담백하게 보이며 맥박은 깊이 눌러보아도 약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유정 · 발기부전 · 대하 · 야뇨증 · 소변량과다, 혹은 자주 소변을 보며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증상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보양약은 부신피질의 기능조절과 에너지와 당대사(糖代射)를 원활하게 하고 성선(性腺)의 기능을 촉진하고, 생장과 발육을 왕성하게 하며 체내 저항력을 증강시켜 내한성(耐寒性)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약물로는 녹용(鹿茸)이 있는데 녹용은 생식기능을 흥분시켜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소아의 발육부진, 보행의 지연, 치아의 성장지연 등에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 부인에게는 자궁출혈이 계속될 때에도 유효하다. 또 합개(蛤蚧)가 있는데, 이 약은 성기능 감퇴와 이른 새벽에 설사를 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발기가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유효하다. 보양약에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신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는 신기환(腎氣丸) · 우귀음(右歸飮) 등이 있다.
위와 같은 예에서 보면 보약은 구체적으로 치료제이며 신체의 이상을 정상으로 유도하며 불균형상태를 조화 · 균형 있게 맞추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의 원칙은 성별과 체질 · 나이 · 증상 등에 따라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보약이라는 말을 비특이성면역물질(非特異性免疫物質)이라고 하여 어느 약물을 복용하면 저항력을 높여주고 이것이 축적되었다가 어떠한 병리적인 현상이 나타날 때에 저항하는 면역물질을 생성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