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29.6㎝, 가로 28.8㎝.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산수문전은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외리에 있는 옛 절터에서 출토된 부여 외리 문양전 일괄(扶餘 外里 文樣塼 一括) 중 한 점이다. 산수문양을 얕은 부조(浮彫)로 판형을 떠서 구워 만든 고대 문양의 일종으로, 신선사상을 바탕으로 전개된 산수문의 특징과 함께 초기 산수화의 시원적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하단에는 수면을, 중간의 넓은 부분에는 선산(仙山)으로 생각되는 산악을, 상단에는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을 표현하였고, 산악의 중앙 하단과 그 오른쪽 아랫부분에는 건물과 스님 같은 인물이 묘사되어 있다. 둥근 삼산형식(三山形式)의 토산(土山)은 약간 도톰하게 부푼 모양으로 처리하고, 윤곽은 선조(線彫)로 강조하여 나타냈다.
토산 가운데의 높은 봉우리에는 윤곽의 능선과 같은 둥근 선을 긋고 그 사이에 속눈썹처럼 생긴 빗금을 넣어 부피감을 나타냈다. 토산의 좌우변과 하단에 총총히 서 있는 끝이 뾰족한 암산에도 구사되어 있는 이러한 빗금은 준법(皴法)의 시원적 양식으로, 6세기 중엽 무렵에 제작된 중국 남북조시대 석각화(石刻畫)에 묘사된 것과 유사하다.
그리고 토산의 능선에 늘어서 있는 수목의 표현은 7세기 전후 무렵에 조성된 고구려의 내리(內里) 제1호분의 산악도 수목과 비슷한 모습으로 다루어졌다. 각 경물들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형태들도 도안적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있는 균형잡힌 구도와 인물 · 건물의 점경적 배치, 산과 산 사이의 공간감 조성과 함께 산수경관다운 서정적 분위기의 표출 등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산악도들보다 발전된 양상을 보인다.
백제 특유의 완만하고 부드러운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산수문전은 건축물 부재(部材)에 장식된 문양이면서도 우리나라 산수화 발달의 초기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와 똑같은 산수문전의 파편 1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