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대 및 첫 게재지는 알 수 없고, 1925년에 간행된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꽃이 피고 지는 단순한 현상을 통하여 자연의 순환적 질서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형식적 면에서 볼 때도 소월의 율격의식(律格意識)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1연 4행씩 전 4연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시는 전체적으로 3음보의 율격을 기조로 하고 있다. 이러한 율격은 시어의 선택과 어조(語調) 및 심리적 거리와 조화를 이루어 「산유화」를 소월의 대표작으로 꼽히게 하는 요인이 된다.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순환원리를 격앙된 어조가 아닌 미적으로 통제된 어조로 노래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은 ‘피네’·‘지네’와 같은 종결어미에 이입된 감정이 과다하지 않고 조절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하여 잘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둘째 연의 마지막 행인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에서는 작중화자(作中話者)와 꽃과의 거리를 설정하여 심리적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위와 같은 어조와 더욱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인간과 꽃 혹은 청산(靑山)과의 거리는 이 작품을 형이상학적 세계관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