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한국 기독교선교 50주년기념사업의 하나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1930년에 미국에서 출판된 『The Abingdon Bible Commentary』를 원본으로 하여 감리교회 목사 유형기(柳灐基)가 편집책임자로 있으면서 당시 한국 교회의 유능한 신학자와 교계 지도자 52명을 동원하여 번역, 집필한 성서 주해서이다.
이 원본은 당시 미국·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인도 등지의 각 대학에서 교수하고 있던 기독교 각 교파의 우수한 성서학자 66명이 동원되어 편집한 초 교파적이며 복음주의적인 주석 책이었다. 『신약』·『구약』 66권 전 권을 주·해석한 이 책은 학문적이면서도 전문서적의 색채를 띠지 않았고, 복음주의적이면서도 특정한 전통에 구애받지 않았으며, 성서 전체를 일일이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해석하였다.
또한, 성서에 대한 일반적인 문제와 특수한 문제들도 취급하였고, 각 부문마다 그 책의 배경 설명까지 첨부하였다. 신생사(新生社)에서 이 주석 책이 번역, 출판됨으로써 당시 한국 교회의 목사들과 교회 지도자들의 성서 연구에 활력소가 되기도 했으나, 이 주석의 성서 해석방법이 자유주의적이라고 하여 보수적 교단인 장로교에서 거센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따라서 이 책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의 번역과 편집에 가담했던 장로교 인사들에 대한 책벌문제까지 거론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935년 9월에 열렸던 제24회 장로교총회에서 이 주석서가 장로교의 교리에 위배되는 점이 많으므로 교회에서는 구독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집필자에게는 공개적인 사과를 받기로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한국 교회가 처음으로 성서 해석의 원칙을 들고 공개적으로 토론한 계기가 되었다. 장로교측은 이 주석이 파괴적인 고등 비평의 원칙을 도입하여 성서를 해석하며, 계시의 역사를 종교적인 진화의 편견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단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장로교와 감리교의 대립이 격화되었을 뿐 아니라 뒤에 장로교 자체 내의 분열 조짐을 예고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