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나한은 깨달음의 단계인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한 500명의 불교 성자이다. 십육나한이 신통력이 출중한 16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나한신앙의 근간이라면, 오백나한은 나한의 위력을 극대화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오백나한도는 오백나한 신앙의 성행과 함께 고려시대부터 유행했으며, 고려 오백나한도 사례 중에서 1235~1236년 제작된 작품은 총 500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15폭이 알려져 있으며 한국, 일본, 미국 등에 분산 소장되어 있다. 각기 그림의 크기는 세로 5560㎝ 내외, 가로 3540㎝ 내외이며 비단 위에 주1을 위주로 하여 그려져 있다.
또한, 나한은 대부분 암석 위에 앉아 있는데, 암석의 표현에서 중앙부를 비워 주2 효과를 주는 등 이른바 주3 화풍이 가미되어 있어 고려시대 산수화의 경향을 엿보게 한다. 제92 수대장존자(守大藏尊者), 제125 진보장존자(辰寶藏尊者), 제145 희견존자(喜見尊者), 제170 혜군고존자(慧軍高尊者), 제357 의통존자(義通尊者), 제427 원원만존자(願圓滿尊者)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른 고려 오백나한도는 현재 일본 지온인[知恩院]에 있다. 석가모니 삼존불을 묘사하고 그 주위의 산수(山水) 속에서 자유분방한 자세를 보여주는 500명의 나한이 그려져 있는데, 동아시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귀한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