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활자본. 회동서관(滙東書館) 발행의 ‘역사소설 홍의동자’가 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은 80면으로, 고유명사 등에는 괄호 속에 한자를 병기하였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평안도 안주에 칠불사(七佛寺)라는 고찰이 있는데, 이 절의 유래는 고구려 살수대전(薩水大戰)과 관련된다. 고구려의 평원왕은 수나라에 맞서고자 을지문덕(乙支文德)을 국상(國相)으로 삼았다.
을지문덕이 하루는 범을 추적하다가 깊은 산속에서 일원도사(一元道士)와 홍의동자(紅衣童子)를 만난다. 을지문덕은 일원도사에게 공부를 배우고 위급할 때 홍의동자의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수 양제가 130만 대군으로 고구려에 쳐들어오자 을지문덕은 석다산(石多山)으로 일원도사를 찾아갔다. 을지문덕은 적정을 탐지하고자 강화사(講和使)를 자청하여 유사룡(劉士龍)의 막하로 들어갔으나, 수 양제의 밀지(密旨)로 우중문(于仲文)에게 피살될 뻔하였다.
을지문덕은 돌아와 수나라에 거짓 항서를 보내고 평양성과 요동에 몰래 군사를 매복시켜 평양성까지 적군을 끌어들였으나 묘책이 없었다. 그 때 홍의동자가 나타나 을지문덕에게 그림 2장을 그려주고 떠난다.
을지문덕은 군사들에게 그림에 있는 쇠신발 10만 개를 만들어 그것을 신고 달리는 연습을 하게 하는 한편, 뒤웅박 3개를 가지고 수군에게 헤엄치는 방법을 훈련시켰다. 한편, 을지문덕은 우중문과 우문술(宇文述)의 의견충돌로 혼란한 틈을 타서, 살수에서 수군을 크게 무찔렀다.
쇠신을 벗어 발이 가벼워진 고구려병에게 수군은 크게 쫓겨 살아 돌아간 자가 얼마 되지 않았다. 또한, 싸움이 시작될 때 일곱 명의 중이 나타나 물을 건너는 모습을 보고 수군이 따라 건너다 대패하여, 이를 계기로 시주를 다니는 중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청천강가 칠불사에 일곱 부처가 모셔진 것은 홍의동자가 을지문덕에게 그려주고 간 그림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한다. 일명 ‘을지문덕전’이라 할 만큼 을지문덕의 살수대전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나, 살수대전을 승리로 이끌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홍의동자의 가르침이므로 ‘홍의동자’라고 명명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