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백자산수인물문병의 아가리는 끝이 둥글게 마무리 되어 있고 목은 다소 길고 굵은 편이다. 몸체는 어깨 부분에서 벌어져 양감(量感)이 풍부한 편이지만 몸체의 무게중심이 아래로 처져 있어 19세기 기형으로 보인다. 굽은 넓고 다소 높아 듬직한 인상을 주는데, 바깥 부분은 수직으로 깎고, 내면은 약간 경사져 있다.
몸체 중앙에는 선묘와 채색으로 간략하게 산수와 누각(樓閣), 노새를 타고 가는 인물을 청화로 그려 넣었다. 이 문양은 이전 시대 소상팔경문을 중심으로 한 산수문양과는 달리 청대(淸代) 화보를 그대로 모사한 것으로 보인다. 필치는 정교하지 못하고 필력 역시 떨어진다.
외저(外底)에는 '갑(甲)'이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는데, 이는 광주 관요 백자 가운데 품질이 우수한 갑번 자기를 표시하는 명문이다. 몸체 하부와 굽 부분에 약간의 수리가 가해졌으나 형태가 안정적으로 균형 잡혀 있고 유약과 태토가 우수하다.
산수와 인물의 특징을 간략하게 묘사하였고, 갑자 명문이 있어, 19세기 관요에서 제작한 갑번, 산수인물 청화백자의 실례를 보여준다. 2002년 8월 16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