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충의직언』은 중국어 교재로 간행된 경자자본(庚子字本) 3권 1책이다. 선장본(線裝本)으로 책 크기는 28.7×17.5㎝이다. 광곽(匡郭)은 사주쌍변(四周雙邊)으로 반곽(半郭)의 크기는 22.8×14.9㎝이며, 계선(界線)이 있고, 반엽(半葉) 11행 21자이다.
판심(版心)은 닳아 분명치 않으며, 어미(魚尾)는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 판심제(版心題)는 “충의직언(忠義直言)”이다. 표제(標題)는 최근 별지를 붙여 “충의직언권상중하(忠義直言卷上中下)”라 묵서(墨書)하였다. 서문을 포함한 책 앞부분 일부가 결실되어 목차 중간 부분부터 시작되며, 책 중간중간 습해(濕害)로 결실된 곳이 있다.
이 책은 1438년( 세종 20) 3월 19일 임금이 세자에게 『직해소학(直解小學)』과 『충의직언』을 가르치라는 하교(下敎)가 『세종실록(世宗實錄)』(권 80)에 실려 있어, 1438년 이전에 간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판본의 활자인 경자자가 1420년(세종 2) 주조(鑄造)되어 1434년(세종 16)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가 만들어지기까지 활용된 예에 비추어 1421년(세종 3)에서 1433년(세종 15) 사이에 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충의직언』은 세종 연간 간행된 중국어 학습서이다. 지금까지 기록에만 보이던 유일본으로, 서문과 발문이 없어 정확한 간행 배경과 시기를 알 수 없다. 고려 말 중국과의 외교문서 작성과 통역을 위해 중국 구어체로 서술된 유교적 고사를 편찬한 사실이 알려져 있다. 권수(卷首) 목록의 앞부분은 결실되어 음식간관(陰識諫官)부터 시작하여 축수(畜獸) 의중항적(義衆抗賊)까지 29개 항목이다.
이를 본문으로 복원하면 문신(文臣)은 자산선정(子産善政)~주변불굴(朱弁不屈) 36항목, 무신(武臣)은 기신광초(紀信誑楚)~화려보가(華黎保駕) 30항목, 종실(宗室)은 주공보정(周公輔政) · 유향선식(劉向先識) 2항목, 외척(外戚)은 두영정의(竇嬰定議)~음흥지족(陰興知足) 4항목, 부녀(婦女)는 번희현덕(樊姬賢德)~유씨감우(劉氏感雨) 7항목, 환관(宦官)은 관피납충(官披納忠)~성장충간(成章忠諫) 4항목, 군사(軍士)는 낙아치력(洛兒致力)~위승입공(魏勝立功) 6항목, 민인(民人)은 전비수의(田卑守義)~전승우국(傳勝憂國) 6항목, 축수(畜獸)는 견마심주(堅馬尋主)~의상항적(義象抗賊) 4항목 등 모두 99종의 고사를 수록하였다.
등장인물은 춘추(春秋)에서 원(元)나라까지 널리 알려진 고사에서 따왔다.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충의직언』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유일본이다. 또한, 책의 앞부분과 발문 등이 결실되어 정확한 간행 시기는 알 수 없다. 다만, 경자자의 사용 시기와 『세종실록』의 기록을 통해 1421~1433년, 세종 재위 전반기에 간행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경자자로 찍은 금속활자본이란 점과 지금까지 유일본이라는 희소성으로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3월 10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