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대사법보단경(언해)六祖大師法寶壇經(諺解)』 권상(卷上)은 1496년(연산군 2) 『육조대사법보단경』을 언해하여 원각사(圓覺寺)에서 인경목활자본으로 간행한 불서이다. 혜능(慧能, 638~713)이 대중에게 설법한 내용을 제자 법해(法海)가 모은 어록집인데, 조선 왕실의 지원으로 한글로 번역하고 인경목활자로 간행한 선종의 어록집 권상 1책이다. 특히 왕실 대비들의 명을 받아 한글 활자를 만들어 찍어 낸 인경목활자본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조선 왕실의 인쇄사 연구는 물론 불교 신앙 및 국어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중국 선종(禪宗)의 제6대조인 혜능이 소관(韶關)에 자리한 대범사(大梵寺)에서 대중에게 설법한 내용을 제자 법해가 모아 전해지는 자서전적 일대기이다.
이 책의 언해(諺解)는 조선시대 1496년(연산군 2)에 왕실의 지원으로 원각사에서 국어로 번역하고 인경(印經)목활자로 간행한 선종의 어록집 권상 1책이다.
육조(六祖) 혜능은 638년에 중국 광동성 신흥(新興)의 가난한 집안에서 출생하여 중국 선종의 제6대 조사에 오른 인물이다. 그의 문인 법해가 지은 『약서(略序)』 등에 생애 및 사상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혜능은 젊었을 때 가난하여 장작을 팔아서 겨우 생계를 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장작을 지고 객관에 나갔다가 한 객승이 『 금강경(金剛經)』을 독송하는 것을 듣게 된 혜능은 불교에 귀의할 뜻을 세우고 당시 선종의 5대 조사로서 명망이 높은 홍인(弘忍)의 문하에 들어가 법맥을 이었던 인물이다.
그 내용은 혜능이 육조의 지위에 이르기까지의 역정과 문인들의 수행을 위해 갖가지 설법한 내용을 담고 있는 어록집으로, 이를 ‘육조대사법보단경’이라 이름하며, 줄여서 ‘육조단경(六祖壇經)’, ‘법보단경(法寶壇經)’, ‘단경(壇經)’으로 약칭한다.
그래서 조사의 어록이므로 엄밀한 의미로 말하면 경(經)으로 이름할 수 없고, 조사의 어록으로 부름이 마땅하다. 그러나 해박한 불교 사상성과 간결한 문체의 특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부처의 말씀과 동등한 ‘불경’의 지위로 존숭받고 있다.
이 책은 현재 서울특별시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 수장 관리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는 양호하나 일부 훼손되어 보수되었고 근래 표지를 새로 개장하였다.
표지는 능화문이 들어 있는 갈색 후지를 사용하여 5침으로 장침하였으며, 책 크기는 세로 31.0㎝, 가로 20.5㎝이다.
판식의 서지적 특징을 살펴보면, 변란은 사주단변(四周單邊)으로 계선(界線)이 있고 반엽(半葉)을 기준으로 반곽(半郭)의 크기는 세로 24.0㎝, 가로 15.0㎝이며, 행자수(行字數)는 8행 17자로 배자하였다.
중앙의 판심부에는 상하에 대흑구(大黑口)가 있고 그 사이에 흑어미(黑魚尾)가 상하로 내향(內向)하고 있다. 어미 사이에 판심제(版心題) ‘단경(壇經)’과 권장차가 표기되어 있다. 인경에 사용한 종이는 발문이 나타나 있지 않은 얇은 저지로 보인다.
이 책은 여러 이본(異本)이 있으나 내용상 별 차이는 없고 분단에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현전본은 원나라 몽산(蒙山) 덕이(德異)가 재편한 덕이본으로 모든 판본의 권수에 그의 서문이 수록되어 있다.
간행 당시 왕실의 지원을 받아 나무로 한글 활자를 새겨 만들어 1496년에 원각사에서 찍어 낸 인경목활자본이다.
성종이 승하하자 명복을 빌기 위해 인수대왕대비와 정현대비(貞顯大妃)가 1495년 원각사에서 대대적으로 불경을 찍어 낸 이듬해에 한글 활자를 만들어 인경한 것이다.
이때 임금이 은밀히 내탕고(內帑庫)에서 비용을 내어주어 한글 활자를 만들어 언해본 『진언권공(眞言勸供)』과 함께 『육조대사법보단경』 각각 300부를 찍어 낸 책으로, 그중 지금까지 현전하는 판본 중 하나이다.
이처럼 왕실의 어른인 대비들이 내탕고의 지원을 받아 정성껏 목활자를 만들어서 찍어 낸 책이기 때문에, 글자체가 바르고 가지런하며 먹의 빛깔도 진하고 선명하여 인쇄 상태가 양호하다.
책의 내용은 「오법전의(悟法傳衣)」 등 모두 10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책은 권상 1책으로 「오법전의(悟法傳衣)」와 「석공덕정토(釋功德淨土)」 등 2장(章) 분량만 실려 있다.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 선종의 수행 요체인 돈오(頓悟)의 수행 방법이 제시되어 한국불교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선 수행의 지침서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 2종과 조선시대 10종이 간행되어 사상적으로 중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면에서도 우리나라 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왕실 대비들의 명을 받아 한글 활자를 만들어 찍어 낸 인경목활자본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조선 왕실의 인쇄사 연구는 물론 불교 신앙 및 국어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래 3권 3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정본은 그중 권상의 1책만 남아 있는 영본 상태이며 2015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와 동일본 중 권상 1책은 규장각, 권중 1책은 구인사 도서로 각각 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