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학림사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은 1479년(성종 10) 전라도 광양 병풍암에서 간행된 목판본 불서이다. 당나라 시기 선종 제6조 혜능의 어록집으로, 충청남도 공주시 학림사에 보관되어 있다. 이 책은 고려 말부터 우리나라에 유포되어 널리 유통되었는데, 공주 학림사 도서는 몽산 덕이가 원나라 때 편집한 판본에 기초하여 조선 전기에 간행되었다. 견성과 돈오라는 남종선의 핵심 명제를 어록의 형태로 전하고 있다.
중국 선종 제6조 혜능(慧能, 638~713)의 설법(說法)을 모아 법해(法海)가 편집하였다고 한다.
간행 시기(1479년)가 동일한 전라남도 담양 용흥사(龍興寺) 도서가 본문 75장인 점을 고려하면, 이 학림사(鶴林寺) 도서도 75장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용흥사본이 10행 17자, 29.2×19.4㎝의 규격이므로 학림사본도 유사한 체제를 따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정 형태는 선장본(線裝本)이다.
1479년(성종 10) 전라도 광양 병풍암(屛風庵)에서 간행된 것을 바탕으로, 1703년(숙종 29) 송천사(松川寺)에서 보완한 것이다.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은 혜능이 제5조 홍인(弘忍, 602~675)의 뒤를 이어 6조의 지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그의 제자들에게 준 가르침이 제시되어 있으며, 『육조법보단경(六祖法寶壇經)』, 『육조단경(六祖壇經)』, 『단경(壇經)』이라 줄여 칭한다.
『육조단경』에는 몇 개의 판본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고려 말 이후 유통된 것은 대개 몽산 덕이(蒙山 德異, 1231~1308)가 편집한 덕이본이다.
덕이본에 수록된 법해의 서문에 '법해 집(集)'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에 그가 최초의 편찬자이자 제자인 것처럼 보이나, 그가 신회(神會, 684~758)에 의해 혜능의 문인으로 바뀌어 기록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가장 오래된 판본인 돈황본이 『육조단경』을 매개로 하여 혜능과 법해, 신회 사이의 법맥의 전수를 강조한 것과 달리, 학림사 소장본이 기초한 덕이본은 법해를 단지 혜능의 문인으로 본다거나 『육조단경』 자체보다는 마음의 본성을 보는 것〔見性〕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 학림사 도서는 몽산 덕이의 서문(1290년)과 당나라 때 혜능의 문인인 법해의 서문, 지눌(知訥, 1158-1210) 등의 발문이 포함되어 있다.
본문은 ① 진리를 깨닫고 법의를 전함〔悟法傳衣〕, ② 공덕과 정토를 풀이함〔釋功德淨土〕, ③ 선정과 지혜의 일치〔定慧一體〕, ④ 좌선을 가르침〔敎授坐禪〕, ⑤ 오분향과 참회법을 전함〔傳香懺悔〕, ⑥ 참배하고 법을 청한 기연〔參請機緣〕, ⑦ 남쪽의 돈오와 북쪽의 점오〔南頓北漸〕, ⑧ 당나라 조정의 초청〔唐朝徵詔〕, ⑨ 법문을 대구로 보임〔法門對示〕, ⑩ 유통을 부촉함〔付囑流通〕의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사상적 특징으로는 경전이나 문자보다는 자성(自性)을 바로 볼 것을 강조하는 점,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안으로 자기 성품의 움직이지 않음을 보는 것을 좌선(坐禪)으로 정의하고 있는 점, 신수(神秀, 605~706)의 점오(漸悟)에 대비되는 돈오(頓悟) 중심주의 등을 들 수 있다.
『육조단경』은 중국 당나라 때 선종에서 교외별전(敎外別傳)을 강조하면서도 ‘경(經)’이라는 이름을 붙인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선사의 어록에 부처의 말씀처럼 그 권위를 부여했음을 보여 준다.
공주 학림사 도서는 몽산 덕이가 원나라 때 편집한 판본에 기초한 것으로서 조선 전기 목판 인쇄술의 특징, 조선 초 불교사상의 흐름과 『육조단경』 판본의 유통 과정 등을 살펴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이다. 2018년 8월 10일 충청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