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원효사 소장 경전 일괄(公州 元曉寺 所藏 經典 一括)은 충청남도 공주시 원효사에 소장되어 있는 조선시대에 간행된 불서이다. 이 불서는 『대방광불화엄경입불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 『현수제승법수』 봉서사본과 『현수제승법수』 용천사본 등 모두 3종이다. 2013년 4월 22일 충청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으며, 조선시대에 화엄 사상 연구와 목판 인쇄가 성행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이다.
『대방광불화엄경입불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大方廣佛華嚴經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은 줄여서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으로도 불리며, 이는 단일한 품으로 이루어진 40권본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의 품명(品名)이기도 하다. 이 경전은 당나라 덕종(德宗, 재위 785805) 때 반야(般若)에 의해 795799년 사이에 번역되었다.
『현수제승법수(賢首諸乘法數)』는 현수대사(賢首大師), 곧 중국 화엄종 제3조(祖)인 법장(法藏, 643~712)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전래되지 않다가 명나라 시기의 거사(居士)인 행심(行心)이 다시 편집하여 전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공주 원효사 소장 경전 일괄 중 『대방광불화엄경입불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은 총 40권 중 권24만 남아 있으며, 『현수제승법수』 봉서사본(鳳栖寺本)과 『현수제승법수』 용천사본(龍泉寺本)은 총 12권 중 권1부터 권11까지 남아 있다.
나머지 2종의 불서와 달리 『대방광불화엄경입불사의보현행원품』은 간기(刊記)가 없어서 정확한 간행 사항은 알 수 없으나, 인쇄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 것으로 보인다.
『현수제승법수』 봉서사본은 명나라에서 입수한 판본을 저본으로 하여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산 봉서사(鳳栖寺)에서 간행한 목판본인데, 장정(裝訂) 형태로는 선장본(線裝本)이며 크기는 세로 23.1㎝, 가로 16.4㎝이다. 『중화대장경목록(中華大藏經總目錄)』에 따르면, 이 책은 명나라 연호로 명치(弘治) 13년, 곧 1500년(연산군 6)에 간행되었다.
『현수제승법수』 용천사본은 1572년(선조 5) 전라남도 담양군 소재 용천사(龍泉寺)에서 간행된 목판본이다. 이 책 역시 선장본이며, 크기는 세로 25.8㎝, 가로 16.7㎝이다.
시주자(施主者) 등에 대한 단편적인 기록만 남아 있어서 이 책들의 간행 경위를 확인할 수는 없다.
『대방광불화엄경입불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은 그 이전에 번역된 60권본과 80권본 『대방광불화엄경』의 마지막 품인 「입법계품(入法界品)」에 대응되며, 선재동자(善財童子)가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만나는 구도(求道)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현수제승법수』는 제승(諸乘), 곧 대승과 소승의 모든 교리를, 1부터 시작하는 법수(法數)를 기준으로 나열된 불교 용어들과 연결하여 풀이한 서적이다.
이 책은 이러한 불교 개념 정리에 앞서 두 편의 서문, 곧 현수제승법수서(賢首諸乘法數序), 중편현수법수서(重編賢首法數序) 외에 석가모니의 가계도(家係圖)인 기교불조(起敎佛祖)를 수록하고 있는데, 법수를 나열한 본문은 여러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도시(圖示)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의 용천사본은 봉서사본에 없는 「불사의화상귀적영(不思議和上歸寂詠)」 등의 글이 추가되어 있다.
3종의 불서가 간행되어 원효사에 소장된 경위는 불명확하지만, 이 책들 모두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조선시대 불교계에서 화엄 관련 연구를 광범위하게 행하였고, 목판 인쇄술 또한 활발했음을 보여 주는 점에서 유의미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4월 22일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