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 권534는 고려 후기에 『대반야경』을 재조본 고려대장경판으로 후대에 찍어 낸 불경이다. 이 불경은 당(唐)의 현장이 한역한 『대반야경』을 고려대장경판으로 찍어 낸 절첩본(折帖本) 1첩이다. 절첩장 형태로 장황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먹색이 선명하고 자획에 완결이 없는 인쇄 상태로 보아 판각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와 동일한 재조본이 매우 희귀하여 고려대장경 연구에 중요한 실물 자료라는 점이 인정되어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대승 사상의 핵심인 반야부의 여러 경전들을 집대성하여 삼장법사 현장(玄奘)이 660~663년 사이에 한역(漢譯)하였다.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은 육바라밀 중에서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강조한 불경으로 불교 경전 중에서 가장 방대한 390품 60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흔히 줄여서 ‘대반야경(大般若經)’, ‘반야경(般若經)’으로 약칭한다.
본 지정본은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 후인본(後印本)으로 병풍처럼 접었다 펼칠 수 있는 절첩장 형태로 장황되어 있다.
인경(印經) 시기가 고려 말 조선 초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해당하며, 앞뒤의 표지가 완전하고 내용에도 훼손된 부분이 전혀 없어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표지는 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황염한 황지(黃紙)로 만들었으며, 표지의 중앙에 먹으로 쌍행(雙行)의 테두리를 그려 넣고, 그 안에 “대반야바라밀다경권제오백삼십사 칭(大般若波羅蜜多經卷第五百三十四 稱)”과 같이 위로부터 개법장진언, 경명, 권수, 천자문 함차의 순서로 표제를 금니(金泥)로 써넣었다.
권수제(卷首題)는 표제와 동일하며 다음 행에 역자와 품명이 정형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경문의 내용은 모두 2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장의 크기는 대략 48㎝로 4절씩 접은 상태이다.
1절은 6행씩 4절로 접혀 있어 판수제 포함 24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행은 14자씩 배자되어 있다.
권말에 "기해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라는 간행 기록으로, 이 불경은 고려 1239년(고종 26)에 대장도감(大藏都監)에서 간행한 재조본(再雕本) 『고려대장경』이다. 이때 판각한 경판은 현재 해인사(海印寺)에 보존되어 있는데, 이 권은 각수 ‘영진(永眞)’이 판각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장의 끝에는 ‘대반야권제오백삼십사 제○장 칭(大般若卷第五百三十四 第○張 稱)’과 같이 축약경명, 권수, 장수 그리고 천자문의 함차가 차례로 기입된 판수제가 보이고 있다.
『고려대장경』은 2차에 걸쳐서 조성되었다. 먼저 첫 번째로 조성된 『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은 11세기의 76년 동안이나 걸려 완성되었으나, 13세기 초에 대구 부인사(符仁寺)를 공격한 몽골군의 침략으로 불에 타서 소멸되었다.
불탄 직후 고려 무신 정권의 막대한 지원으로 『재조대장경』은 착수한 지 불과 15년만인 1251년(고종 38)에 조성되었다.
이때 판각된 『재조대장경』의 경판은 현재 합천 해인사의 판전에 보존되어 있어 그동안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인경하였다. 이처럼 재조본은 오랜 세월을 걸쳐서 수십 차례 인경되어 주요 사찰과 일본에 하사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전래본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그래서 재조본의 간행 연대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문헌 자료의 고증과 더불어 실물 자료의 서지적 특징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재조본은 인경 시기에 따라 사용한 종이의 상태나 인경본(印經本)의 장황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려시대 판각이 완료된 직후에 인경된 판본은 먹색이 선명하고 권자본(卷子本) 형태로 장황하였으며,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의 인경본은 주로 절첩본(折帖本) 형태이나, 그 이후에 인경본은 대부분 선장본(線裝本) 형태로 장황되는 특징을 보인다.
현존하는 재조본의 실물 자료 중에 권자본과 절첩본은 매우 드물고 대부분 선장본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된 『대반야바라밀다경』은 고려시대 두 번째로 조성된 『재조대장경』으로 전체 600권 중에서 제534권에 해당되는 절첩본 1첩이다.
권534는 제3분 시등품(施等品) 29의 3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보살이 수행하는데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기 위해 주는 자도 받는 자도 생각하지 않고 고르게 나누어 준다는 보시바라밀에 대한 내용을 강설한 것이다.
이 불경은 절첩장 형태로 장황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먹색이 선명하고 자획에 완결이 없는 인쇄 상태로 보아 판각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와 동일한 재조본이 매우 희귀하여 『고려대장경』 연구에 중요한 실물 자료라는 점이 인정되어 2017년 4월 13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