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간박기는 금속활자의 인쇄 과정에서 균자장(均字匠)이 활자를 조판할 때 전공휴지(塡空休紙), 전공목(塡空木), 재상휴지(灾傷休紙) 등과 함께 사용한 조판 재료 중 하나이다. 자간박기는 나무 또는 대나무를 얇게 깎아 조립식 조판에서 활자 사이에 끼워 넣어서 간격을 조절하고 인쇄 도중 활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시키는 데 사용되었다. 그밖에 활자 조판에서 활자와 계선(界線) 사이의 빈틈은 전공휴지를 사용하여 메웠고, 서로 다른 활자 간의 높이를 조절할 때에는 바닥 부분에 재상휴지 또는 백휴지 등을 넣어 그 높이를 맞추었다.
활자 인쇄 과정에서 조판(組版)은 균자장(均字匠)이 하는 작업이다. 균자장은 철우리(鐵亐里) 내에서 활자의 높이, 활자 간의 간격, 활자와 계선(界線)의 간격을 종이와 대나무 조각 등으로 조절하고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시켜 판을 짜는 사람이다. 자간박기(字間朴只)는 균자장이 활자 조판을 위해 나무 또는 대나무 등을 얇게 다듬어 사용하는 여러 재료 중의 하나로, 활자 사이의 아래위 틈에 적절한 두께로 자간박기를 끼워 넣어 활자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거나 인쇄 중에 활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데에 사용한 재료이다. 활자가 배열되지 않는 비교적 넓은 공간은 자간박기 대신 전공목(塡空木)으로 공간을 채워 활자를 고정시켰다.
활자를 조판하는 방법에는 고착식과 조립식의 두 가지가 있다. 고착식은 고정된 인쇄판 틀 바닥에 밀랍을 깐 후 활자를 배열하고 평평한 판으로 위를 눌러 활자면을 고르게 한 후 밀랍이 굳으면 인쇄하는 방식이고, 조립식은 밀랍 대신 대나무 조각 또는 파지 등을 사용하여 조판하는 방식이다. 1403년에 주조한 계미자(癸未字)는 고착식으로 조판하여 책을 인쇄하였는데, 활자가 자주 흔들려 하루 인쇄량이 휴지(休紙)에 불과할 정도로 인쇄 능률이 좋지 못하였다. 이후 1420년에 경자자(庚子字), 1434년에 갑인자(甲寅字)로 활자가 개량되면서 조립식으로 활자를 조판하였는데, 하루 인출량이 경자자에서는 20여지, 갑인자에서는 40여지로 크게 향상되었다. 이로 볼 때, 조립식이 고착식보다 발전된 조판 방식임을 확인할 수 있다.
『현종실록찬수청의궤(顯宗實錄纂修廳儀軌)』, 『영종실록찬수청의궤(英宗實錄纂修廳儀軌)』 등 각종 찬수청의궤 등에는 자간박기를 비롯한 전공휴지(塡空休紙), 정결휴지(精潔休紙), 전공대나무, 재상휴지(灾傷休紙) 등 자간박기와 함께 활자 조판에 사용된 다양한 재료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같은 행의 활자 사이 간격을 조절할 때는 자간박기를 사용하였으며, 활자와 계선 사이에 빈틈이 생기면 전공휴지를 사용하여 그 빈틈을 메웠고, 서로 다른 활자 간의 높이를 조절할 때에는 바닥 부분에 물에 적신 재상휴지 또는 마른 상태의 백휴지 등을 넣어 높이를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