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희는 무용복을 입고 양 팔로 치마 양쪽을 약간 들어 올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양 발은 엇갈린 상태이며,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있다. 목에는 기다란 스카프를 걸치고 있는데, 스카프 한쪽은 치마 하단으로 길게 일직선으로 늘어져 교차한 발의 자세 때문에 불안해 보이는 화면에 균형감을 부여하고 있다. 최승희는 미소를 지으며 대각선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마치 자신을 보고 있는 관람자들에게 화답하는 것처럼 보인다.
신낙균은 1927년 동경사진전문학교 졸업 후 귀국하여 YMCA 사진과에서 사진 교육에 매진하는 한편 경성사진사협회 회원들과 예술사진 운동을 전개했다. 최승희는 1929년 귀국 후 1930년부터 본격적인 무용 공연을 펼쳐나갔다. 신낙균과 경성사진사협회 회원들은 신문물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로 사진 촬영 영역을 넓히고자 했다. 무용 공연 장면 촬영도 그 관심의 일환이었으며, 최승희는 일본에서도 일본인들의 야외 촬영대회의 모델로 포즈를 취한 적이 있다. 이 사진은 무용 촬영회에서 포즈를 취한 장면으로 추정되며, 촬영회를 마친 후 경성사진사협회 회원들과 최승희는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기념사진 속 최승희는 복장을 갈아입은 상태이다.
「최승희 초상」은 무용가가 촬영 모델로 등장한 첫 사례로, 무용가 최승희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사진이다. 일제강점기 사진의 선각자들이 다양한 신문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사진이며, 무용가의 순간적인 제스처를 탁월하게 포착한 신낙균의 직관력을 잘 보여준다. 신낙균은 특수인화법을 예술사진의 주요 창작 방법으로 생각했지만 이 작품은 은염 프린트로 제작되었다. 따라서 특수인화법이 주로 회화적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음에 비해 이 사진에서는 그보다는 모델의 순간적인 동작과 포즈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