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들어 사진술이 사회적으로 정착되고 그 수요가 점차 늘어나자 사진업자들은 권익 보호와 정보 공유 그리고 친목 도모 등을 위해 ‘조합’ 또는 ‘(협)회’라는 이름으로 주1를 구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진 활동을 전개하였다. 1922년 결성된 사진업조합(寫眞業組合)도 여러 사진조합 중의 하나인데, 1920년을 전후하여 사진관들이 점증하자 금옥당사진관(金玉堂寫眞館) 관주 김경집(金敬執)의 주도하에 경성 시내의 사진업자들이 모여 결성했다.
사진업조합의 결성을 유일하게 보도한 것은 1922년 12월 12일자 『매일신보』 기사이다. 그 내용을 보면, “사진관이 날로 증가되는데 이것을 통일할 기관이 없어 불편이 적지 아니하던 바, 이번에 경성시내 각 사진업자들이 모여서 사진업조합을 조직한바, 조합장은 김경집 씨가 취임하고 사무소는 인사동 금옥당사진관 안에 두었”다며 그 설립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사진업조합 설립 이전인 1918년에 이미 일본인 사진조합인 사진사동지회(寫眞師同志會)가 활동하고 있었다. 따라서 『매일신보』 기사에서 언급한 ‘통일할 기관이 없’다는 보도는 조선인 사진조합을 염두하고 쓴 표현으로 보인다. 그리고 초대 조합장이 조선인이었다는 점도 사진업조합이 조선인 사진조합이었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사진업조합은 서울 지역 최초의 조선인 사진단체로 평가되고 있는데, 결국 1920년대 초 조선인 사진관이 늘어나자 일본인 사진조합에 맞서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자 조직된 조선인 사진조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진업조합이 사진사동지회에 대항하기에는 중과부적이었다. 사진사동지회는 일본인 사진관 16곳과 사진재료상 1곳 그리고 조선신문사 사진기자 1명으로 조직되어 있었으며, 이 중에는 옥천당사진관(玉川堂寫眞館), 무라카미사진관[村上寫眞館], 암전사진관(岩田寫眞館), 기쿠타사진관[菊田寫眞館] 등 사진술 도입과 정착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 초기의 유명 사진관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이에 반해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사진업조합 설립 당시 조선인 사진관은 김경집의 금옥당사진관, 김시련(金時鍊)의 옥영당사진관(玉影堂寫眞館), 이홍경(李弘敬)의 조선부인사진관 등 소수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사진업조합은 오래가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조합장이었던 김경집이 1923년경 금옥당사진관을 접고 본래의 직업이었던 입치사(入齒師)로 돌아가면서, 사진업조합은 자연스럽게 해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격적인 조선인 사진조합이 등장한 것은 1926년도의 일이다. 1920년대 중반에 이르러 조선인 사진관의 수가 일본인 사진관에 육박하면서 사진업이 부흥기를 맞게 되었다. 이에 따라 조선인 사진업자들은 새로운 사진조합을 결성하게 되었는데, 1926년 2월에 조직된 경성사진사협회(京城寫眞師協會)가 그것이다. 초대 회장은 박영래(朴榮來)가 맡았으며, 이완근(李完根), 김광배(金光培), 차상준(車相俊) 등이 간사로 참여했다. 경성사진사협회는 1940년경 해체될 때까지 예술사진의 도입과 사진교육 그리고 다양한 사회운동 등을 전개한 경성의 대표적인 조선인 사진단체였다.
1940년대에 이르면 조선의 사진계는 일대 변화를 맞이하는데, 전시체제 하에서 분야별, 지역별로 사진단체의 통폐합이 이루어졌다. 경성의 조선인 및 일본인 사진업자들이 결성했던 사진조합들은 1940년 경성사진업조합(京城寫眞業組合)으로 통합되었는데, 1942년 영업사진가들의 전국 조직으로 조선사진협회(朝鮮寫眞協會)가 결성되자 그 산하 단체가 되었다. 그리고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른 1944년 9월에는 조선총독부가 모든 분야별 사진단체를 통폐합하여 조선사진보국회(朝鮮寫眞報國會)로 통일시켰다.
1945년 해방을 맞아 박필호(朴弼浩)의 주도하에 조선사진건설위원회(朝鮮寫眞建設委員會)가 결성되었다. 보도, 영업, 아마추어, 재료상 등을 총 망라한 통합된 사진조직을 목표로 결성되었으나, 해방 정국 하에서 이러한 통합체를 이끌만한 동력이 부족했다. 결국 이 위원회는 1년도 안 되어 해체되었고, 각 분야별로 개별 단체가 결성되었다. 영업사진 분야에서는 1946년 서울사진업조합이 결성되었으며, 이 조합은 1954년 서울영업사진가협회가 되었다.
이후 1955년 전국사진가연합회(全國寫眞家聯合會)가 조직되면서, 서울영업사진가협회는 이 연합회의 서울지부가 되었다. 그리고 전국사진가연합회는 1957년 대한사진가연합회(大韓寫眞家聯合會)로 개칭했으며, 이후 몇 차례 명칭 변경 후 현재 대한프로사진협회로 거듭났다.
사진업조합은 비록 그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경성사진사협회, 서울사진업조합, 서울영업사진가협회, 전국사진가연합회 서울지부, 대한프로사진협회 서울지회 등을 거치면서 100년 이상의 서울 지역 사진조합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