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는 878m이다.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며 천여 개의 암봉이 6㎞에 걸쳐 이어져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대둔(大芚)이라는 명칭은 ‘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산골의 험준하고 큰 산봉우리’를 의미한다.
대둔산은 노령산맥에 속하며 최고봉인 마천대(摩天臺)를 중심으로 여러 노암(露岩)이 기암단애(奇岩斷崖)를 이루며 솟아 있고, 부근에는 오대산(五臺山) · 월성봉(月城峰) · 천등산(天燈山) 등이 산재한다. 유등천(柳等川) · 장선천(長仙川) · 벌곡천(伐谷川) 등 금강의 여러 지류에 의하여 장기간 두부침식(頭部侵蝕)을 받아 곳곳에 기암괴석이 형성되어 있다.
지질은 대부분이 선캄브리아기 후기에서 고생대까지 걸쳐 있는 옥천층군(沃川層群) 및 고생대 초기의 대석회암통(大石灰岩統)을 관입(貫入)한 석영반암(石英斑岩)으로 되어 있다.
식생은 대체로 높이 600m를 경계로 그 이하에는 소나무 · 상수리나무 · 개비자나무 등이 무성하고, 그 이상에는 신갈나무 · 졸참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울창하다. 이밖에도 고채목 · 돌양지꽃 · 천마제비난초 · 나나벌이난초 등 각종 희귀식물이 자생한다.
대둔산 동쪽 2㎞ 지점에 있는 350m의 배티[梨峙]는 과거 전라도와 충청도를 연결하는 주요 통로였고,지금도 여수∼청주를 잇는 17번 국도가 통과한다. 이 고개는 임진왜란 당시 완주군 소양면 신촌(新村)의 곰치대첩과 함께 전라북도를 지켜낸 격전지였다.
당시 황해로 진출하는 수로가 막히자 전라도의 곡창지대를 침공하려고 무주(茂朱) · 금산(錦山) · 진안(鎭安) · 용담(龍潭) 등에 집결하여 있던 왜군이 배티와 곰티[熊峙]로 진격하면서 큰 전투가 일어났다. 완주목사 권율(權慄)이 큰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여 진산면 묵산리에 이치대첩비를 세웠다고 하나 일제가 폭파하여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대둔산은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에서 각각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즉, 1977년 3월에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운주면 일대의 38.1㎢가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도립공원으로, 1980년 5월에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 양촌면과 금산군 진산면 일대의 24.54㎢가 충청남도 도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되었다.
전북특별자치도 쪽에는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높이 70m, 길이 50m의 금강구름다리가 널리 알려져 있고, 마왕문 · 신선바위 · 넓적바위 · 장군봉 · 남근바위 등의 기암과 칠성봉 · 금강봉 등의첨봉(尖峰)이 경승지를 이룬다. 주요 사찰로는 안심사(安心寺)와 화암사(花巖寺) 등이 있다.
안심사는 1759년(영조 35)에 세운 것이나 6·25 때 소실되었고, 지금은 석종계단(石鐘戒壇)과 부도전중건비(浮屠殿重建碑)만이 남아 있다. 화암사에는 1980년 보물로 지정된 우화루와 명부전 · 극락전 · 대불각 등이 있다.
충청남도 쪽에는 낙조대(落照臺)의 일몰이 장관이다. 진산의 태고사(太古寺)와 벌곡의 신고운사(新孤雲寺) 등 고찰이 있었으나 모두 6·25전쟁 때 소실되었다. 특히 태고사는 신라 신문왕 때 원효(元曉)가 이 절터를 발견한 뒤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는 12승지(勝地) 중 하나이다.
한용운(韓龍雲)도 “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를 논하지 말라”라고 하였다. 태고사는 절 뒤에 의상봉 · 관음봉 · 문수대 등이 기묘하게 솟아 있고, 앞에는 오대산과 향로봉이 막고 있어 절경 속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는 달이산성 · 성봉산성 · 농성(農城) 등의 산성과 묵산리의 성터가 있다.
또 신흥리에는 삼국시대의 산성과 백제의 고분군이 있고, 신기리에는 20여 기의 고인돌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