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나 1936년 경성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본명은 전홍구(全弘玖)이고, 예명인 ‘황해’(黃海)는 그가 젊은 시절 독립운동 진영에 몸담게 되면서 알게 된 백범 김구 선생이 그에게 붙여준 것이라고 한다.
일제 말기에 조선독립군의 정보원으로 활동하며 만주와 톈진 등지에서 프로파간다 악극단 신태양(新太陽) 소속 배우로 활동하다 1946년 귀국 후 ‘샛별극단’에 합류하여 악극배우로 명성을 얻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육군본부 헌병감실 KAS 군 연예대에 입대했으며, 1955년 악극단 ‘자유’, ‘신협’에서 활동했다.
영화배우로서 본격적인 데뷔활동은 1949년 한형모(韓瀅模) 감독의 「성벽을 뚫고」이다. 이후 같은 감독의 「청춘쌍곡선」(1956), 김기덕의 「5인의 해병」(1961), 강대진의 「마부」(1961), 김묵의 「현상붙은 사나이」(1961), 「급행열차를 타라」(1963), 유현목의 「김약국의 딸들」(1963), 이용호의 「불붙은 대륙」(1965), 이강원의 「도망자」(1965), 이만희의 「쇠사슬을 끊어라」(1971) 등 총 200여 편의 영화에 주연 및 조연으로 연기했으며, 특히 액션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영화 「마부」에서 열등감에 휩싸여 세상을 노려보는 싸움꾼 둘째 아들역으로 한국의 제임스 캐그니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불량기 넘치면서도 내면은 선한 악역으로서 동시대의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은 독고성(전원윤) · 허장강(許長江) · 장동휘(張東輝) · 박노식(朴魯植) 등과 함께 1950~1970년대 한국의 대표적인 액션배우로 활동했다. 1990년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에서는 탄광 노동자로 일생을 살아온 정직하고 관용있는 인물로 연기했다. 이 작품을 끝으로 은퇴하고 2005년 지병인 당뇨병으로 별세했다. 그의 아내는 가수 백설희이고, 아들은 가수 전영록이다.